윤석열 "우크라이나 가보니 강력한 국방력만이 전쟁 막는다"

19일 美 핵잠수함 이어 해군작전사령부 방문
한미 장병과 'We sail together!!' 구호 합창
김건희 여사도 한미 여군들 만나 환담 격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후 부산 해군기지에 정박중인 미 전략 핵잠수함인 켄터키함에 올라 양국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오하이오급 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을 승함해 대북 확장억제 강화 등을 강조했다.

SSBN 켄터키함은 선체 길이가 약 170m로 트라이던트-II 핵탄도유도탄을 20여 기 적재 가능하다. 핵탄도유도탄의 최대 사정거리는 1만200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 전략 핵잠수함 방문은 우방국을 포함해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고자 하는 윤 대통령의 의지로 계획됐다는게 용산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미 전략 핵잠수함의 방한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이다.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후속조치로 이뤄졌으며,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이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참석자 및 한·미 군 주요 직위자들과 함께 켄터키함을 찾아 지휘통제실, 미사일 통제실, 미사일 저장고 등을 둘러봤다. 또한 켄터키함 함장으로부터 핵잠수함의 능력에 대해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핵전략자산을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며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의 연합대응 능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중 하나인 미국의 SSBN 켄터키함에 방문하게 되어 뜻깊고 정말 든든하다”며 “켄터키함의 전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부산 해군기지에 정박중인 미 전략 핵잠수함인 켄터키함에 탑승해 잠망경을 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켄터기함 승함에 앞서 한미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어제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의 실질적인 이행조치로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개최했다”면서 “한미는 핵 자산과 비(非)핵 자산을 결합한 핵 작전의 공동 기획과 실행을 논의하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를 통해 북한이 핵 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했다.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환영인사에서 “켄터키함은 미국의 핵전력 3축 중 생존성이 가장 높은 전략 자산이며, 미국 확장 억제력의 주요 전력”이라면서 “40여 년 만에 SSBN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연합작전 협조를 위해 상시 공동 근무하는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고, 해군의 작전 대비태세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명록에 ‘막강 대한민국 해군, 글로벌 안보협력의 초석. 2023.7.19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고 주요 직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 한미 장병들이 함께 근무하는 연합작전협조과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며 “한미 연합군의 구호는 ‘We go together’인데 이곳 해군작전사령부의 구호는 ‘We sail together’”라고 언급하며 장병들과 함께 ‘We sail together’를 외쳤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후 부산 해군기지에 정박중인 미 전략 핵잠수함인 켄터키함에 탑승해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아울러 지휘통제소에서 군 작전 대비태세를 보고받고 “전방과 후방 각지에서 국토를 방위하고, 재난재해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국군 장병들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해군 작전사령부는 국가방위와 해양수호를 위한 핵심 부대로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항모전투단과의 한미연합해상훈련, 한미일 해상 미사일방어훈련, 한미일 대잠전 훈련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한미연합방위태세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시 전쟁의 참상을 직접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면서 “강력한 국방력만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 장병들의 정신 무장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장병 모두가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당장 싸울 수 있는 정신 무장과 태세를 갖춰달라”며 “군 통수권자로서 우리 장병들을 굳게 신뢰한다. 건승을 기원하다”고 했다.

 

▲ 김건희 여사가 19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네이비 클럽에서 한미 여군 장병들과 환담하며 웃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는 이 시각 해군작전사령부 네이비 클럽에서 한미 여군 장병들과 별도의 환담 시간을 가졌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바다를 지킨다는 사명감과 여성 특유의 감성과 힘을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여러분들을 보니 든든하다”고 격려했다. 또한 잠수함에 첫 한국인 여군 승조원이 탑승하는 것을 격려하며 “여군의 장점으로 군의 역량을 강화시켜 달라”고 했다. 아울러 “얼마전 우크라이나를 다녀왔다”며 “여군으로서 우크라이나 현장의 참혹한 상황을 직접 보면 더욱 평화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자랑스러운 국가의 딸로서 조국과 평화를 위해 최일선에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 측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 등이, 미국 측에서는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카라 아베크롬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방·군축 정책조정관, 조이 사쿠라이 주한 미국대사 대리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국가안보실의 조태용 실장, 김태효·임종득 1·2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이충면 외교비서관, 임기훈 국방비서관 등이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