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절곤 돌리고 쿵푸 알리고… 50주기 맞았지만 아직 눈에 선해[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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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소룡(리샤오룽·브루스 리)의 타계일을 맞지만, 올해는 특별하다. 50주기, 그러니까 반세기를 맞기 때문이다. 1973년 7월 20일 그는 응급차에 실려 미국 퀸엘리자베스 병원에 도착했지만 숨을 거둔 후였다. 그의 유해는 그가 살았던 미국 시애틀의 레이크뷰 묘지에 묻혔다.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아직 우리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는 그것을 ‘이소룡 문화현상’이라고 명명했다. 문화산업의 OSMU(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소스 즉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상품 유형을 전개시킨다는 뜻)는 그가 대표적이다. 그가 직접 출연했던 영화로 시작돼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게임, 광고, 도서출판, 식문화, 음악, 패션, 캐릭터 등의 산업으로 퍼져간다.
이소룡은 여러 유사영화(짝퉁영화)로 부활해 세계적으로 수백 편이 만들어졌는데, 아마도 유사 이래 그뿐일 것이다. 그를 닮거나 닮지 않아도 무술을 좀 한다는 배우들은 당대 모두 그를 흉내 냈다. 하다못해 그의 광팬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도 자신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에서 그를 등장시킨 바 있다. 타란티노는 영화 속에서 이소룡을 왜곡한 탓에 이소룡 재단의 이사장인 딸 샤논 리의 강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소룡은 아역배우를 거쳐 할리우드에 진출했다가 1971년 홍콩영화계에 컴백한다. 그는 절권도라는 신무술을 ‘당산대형’을 통해 보여주며 흥행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에서는 ‘정무문’이 먼저 개봉됐고 이어 ‘당산대형’은 서울 스카라극장에서 개봉됐다. 입장한 팬 중에는 화교가 많았다. 스크린에서 이소룡이 움직일 때마다, 관객들이 “악악!!” 소리를 질러 제대로 영화 감상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관객들은 이소룡에 취해 즐거이 영화를 보았고 극장을 나설 때까지 그 여흥을 즐겼다.
당시 동네 꼬마들은 이소룡의 쌍절곤 돌리기를 연습했고 태권도장과 18기 도장으로 몰려갔다. 세상은 갑자기 무술 시대가 됐다. 도장이 회비를 올려도 입관자는 늘어만 갔다. 갑자기 이소룡에 빙의한 배우들이 출연하며 갖가지 모방영화가 제작됐다. 관객들은 그들이 진짜가 아님에도 기꺼이 관람했다. 바로 ‘이소룡 문화현상’의 시작이다.
이소룡은 쿵후(KungFu·功夫)란 말을 세계에 알렸다. 그가 미국에서 영화 기획안에서 사용하며 TV드라마 ‘쿵푸’가 방송된 것을 계기로 쿵푸란 말은 장르명으로 굳혀졌고 중국무술을 뜻하는 용어로 정착됐다.
이소룡은 홍콩의 신생영화사 골든하베스트의 출연제의에 응해 태국으로 가서 ‘당산대형’에 출연하게 된다. 이 작품은 홍콩영화 흥행기록을 경신했다. 영화배우가 나오는 무술영화를 보던 홍콩 관객들이 실제 무술가인 이소룡이 출연한 영화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당산대형의 흥행기록은 차기작 ‘정무문’에 의해 경신되고, 그 기록조차도 ‘맹룡과강’에 의해 바뀐다.
이소룡의 팬들은 대략 3기로 나뉜다. 첫 번째가 당시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본 세대다. 두 번째 세대는 비디오를 통해 그의 영화를 접했던 이들이다. 마지막 세대는 현재 진행형인데 SNS를 통해 이소룡을 접한 젊은이들이다. 이렇게 이어지며 이소룡 문화현상은 세대를 넘어 전파된다.
그가 반세기 넘게 거론되며 문화현상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영화사에 ‘무술’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무술인 배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의 지위를 영화를 통해 격상시킨 인물이어서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도 세대를 초월해 추앙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그의 문화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태근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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