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최전선은 치욕” 프리고진, 무장반란 후 첫 영상 공개

김가연 기자 2023. 7. 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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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야전캠프 앞에서 바그너그룹 병사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모습./AP연합뉴스

러시아 민간 용병그룹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반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영상을 공개했다.

19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바그너그룹 관련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영상을 게재했다. 이는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중단한 이후 처음으로 올린 영상이다. 그는 현재 망명한 벨라루스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벨라루스 야전캠프에 도착한 바그너 병사들을 환영하는 프리고진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병사들을 향해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벨라루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영상이 어두운 곳에서 찍힌 탓에 프리고진의 모습이 선명히 담기지는 않았다. 매체는 “빛이 약하지만 프리고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목소리, 화법 등으로도 프리고진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품위있게 싸웠고, 러시아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며 병사들의 공을 치하했다. 그는 “현재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우리가 관여할 필요 없는 치욕”이라고 했다. 프리고진은 반란 이전부터 러시아 군부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다만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다시 투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스스로 수치스럽지 않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미래의 어떤 시점에 ‘특별군사작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별군사작전은 러시아에서 이번 전쟁을 부르는 용어다.

프리고진은 “우리가 온전히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벨라루스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는 벨라루스 군대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한 군대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가 러시아를 의미한 것인지는 파악할 수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달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하루 만에 철수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고, 이 중재안에 따라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무장반란 직후 러시아 영토 내에서 목격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벨라루스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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