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증상 감염, 유전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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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걸리면 심각한 발열이나 목의 통증, 후각 문제 등 고통스러운 증상이 일어난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들이 HLA의 변이 중 하나인 'HLA-B*15:01' 유전자를 공통적으로 지녔음을 발견했다.
질 홀렌바크 캘리포니아주립 샌프란시스코대학 교수는 "이 유전자 변이를 지닌 사람의 면역 체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입에 빠르고 강하게 대응, 바이러스가 증상을 일으키기 전에 제거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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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코로나19에 걸리면 심각한 발열이나 목의 통증, 후각 문제 등 고통스러운 증상이 일어난다. 반면 코로나19에 걸려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지나가 부러움을 사사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이른바 무증상 감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에 19일(현지시간) 실렸다. 향후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되리란 기대다.
코로나19 감염자의 20% 정도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과 호주 공동 연구팀은 무증상 감염의 원인으로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 변이를 꼽았다.
HLA는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 병원균의 조직 일부를 면역 T세포에 제시해 면역 작용이 일어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들이 HLA의 변이 중 하나인 'HLA-B*15:01' 유전자를 공통적으로 지녔음을 발견했다.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이 변이를 가졌다.
HLA는 수천 가지의 변이가 있다. 특정 HLA-B형 변이를 가진 사람은 HIV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반면, 다른 종류의 BLA-B 변이 보유자는 증세가 빠르게 악화되곤 한다.
연구진은 면역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HLA 유전자와 코로나19 증상의 관련성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골수 기증을 약속한 3만명의 사람들에게 모바일 앱을 깔게 하고, 콧물이 나거나 목이 간질거리는 등의 사소한 증상이라도 모두 기록하게 했다. 이들은 골수 기증을 약속하며 이미 DNA 시퀀싱 등을 마친 상태라 어떤 HLA 변이를 가졌는지 연구진이 파악할 수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1천 400명 정도가 코로나19에 걸렸는데, 이중 136명은 증상이 없었다고 보고했다. 증상이 없는 사람 중 20%는 HLA-B*15:01 유전자를 가졌다. 반면, 증상을 호소한 참여자 중에선 9%만 이 유전자를 보유했다. 또 부모 양쪽에서 모두 이 유전자를 물려받아 두 개의 복제본을 지닌 사람은 다른 종류의 HLA-B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 비해 증상을 겪지 않고 넘어갈 확률이 8배 높았다.
이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의 T세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뾰족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더 잘 감지했다.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코로나 계열의 다른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이 병원균을 기억했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이를 빠르게 인지해 즉각 퇴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번 겪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모습을 바꿔 다시 침입해도 눈썰미 좋게 알아내 곧바로 몰아내는 것이다. 질 홀렌바크 캘리포니아주립 샌프란시스코대학 교수는 "이 유전자 변이를 지닌 사람의 면역 체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입에 빠르고 강하게 대응, 바이러스가 증상을 일으키기 전에 제거한다"라고 말했다.
HLA-B*15:01 유전자 변이가 유럽인을 조상으로 둔 사람의 10%에 나타날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는 점에서, 향후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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