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월드컵 개막 당일 개최국 뉴질랜드 도심서 총격···3명 사망

경찰 “용의자도 사망”···6명 부상

2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도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이 여자 월드컵 축구 선수들이 머무는 호텔 앞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이 개막하는 20일(현지시간) 개막전이 열리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가디언·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2분쯤 오클랜드 중심업무지구의 한 건설현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민간인 2명과 범인이 숨지고, 경찰관을 포함해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건물 위층에 도착한 총격범이 엘리베이터 안에 몸을 숨겼고, 경찰관들과 교전이 벌어졌다”며 총격범이 추가로 총을 발사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총격범을 사살했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총격범과 사망자의 구체적 신원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현장은 이날 뉴질랜드 대표팀과 개막전을 하는 노르웨이 대표팀이 머무는 호텔 근처였다. 현장에 출동한 헬리콥터 소리에 깼다는 노르웨이 대표팀 주장 마렌 미엘데는 AP통신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호텔에 훌륭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우리 팀에도 자체 보안 담당자가 있다”며 “모두 침착해 보였고, 오늘 경기를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자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뉴질랜드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날 총격 사건으로 출근 시간 주변 도로가 폐쇄되고 버스와 여객선, 기차 운행이 취소되는 등 큰 혼잡을 빚었다. 일정을 취소하고 수도 웰링턴으로 급히 돌아온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여자 월드컵 개막전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웨인 브라운 오클랜드 시장도 공영 라디오 방송에 “전 세계가 축구를 통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이 시기에 우리 도시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나 충격”이라면서도 “모든 FIFA 직원과 축구팀은 안전하며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총기 범죄는 상대적으로 드문 일이지만, 2019년 3월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이슬람 사원 2곳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51명이 목숨을 잃어 현지 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