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레몬트리, 아이들에게 ‘돈’을 가르치려면 ‘퍼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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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은 전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억만장자의 32%가 유대인이라고 할 정도로 부자가 많다.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필자는 유대인의 조기 ‘돈’ 교육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대인은 어렸을 때 쿠키나 레모네이드 같은 것을 팔아보게 하기도 하고, 만 13세 성인식 때 돈을 주고, 잘 불려서 사회 초년생이 되었을 때 종잣돈이 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돈을 어떻게 벌고, 쓰고, 관리할지 에 대해 생각해볼 수록 더 일찍 투자를 시작할 확률도 높고, 부자가 될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어렸을 때 ‘돈’에 대해 배우기가 어렵다. 많은 아이들이 입시 위주의 공부만 할 뿐, 돈을 어떻게 벌고, 쓰고, 관리할지에 대해서 생각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모님께 사달라고 했지, 용돈을 받아서 쓰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돈의 의미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돈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만약 필자가 더 어렸을 때부터 돈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면 더 일찍부터 현명하게 돈을 쓰고, 돈을 벌고, 투자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특히 필자는 금융업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조기 ‘돈’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더더욱 느끼고 있었다.
그러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던 중 2021년 무더운 여름에 레몬트리 이민희 대표님을 만났다. 이민희 대표님은 부모가 자녀의 용돈을 쉽게 관리할 수 있고, 어렸을 때부터 ‘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하였다. 필자도 그러한 부분에 대해 지속 생각해오던 부분이었기에 사업 계획을 듣자마자 그 필요성에 대해 매우 공감하였고, 반드시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거리를 두고 보면, 상당한 리스크가 있었다. 첫 만남 당시에 팀과 아이디어만 있었고, 제품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상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제품도 잘 만들어야 했지만,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도 취득해야 하여 아주 난이도 높은 사업이었다.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는 까다로운 요건과 20억 자본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막 설립된 스타트업이 취득하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랜시간이 걸려서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서비스의 성공은 또 쉬운 일이 아니고, 언제 성공적이게 될지도 모르니 정말 갈 갈이 먼 상황이었다.
갈 길이 멀었지만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은 명확한 시장 니즈와 좋은 팀이었다. 우선 아이들 용돈을 관리하는 서비스와, 금융 교육에 대해서는 명확한 시장 니즈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직관적으로도 니즈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미국에서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는 유니콘 기업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검증된 부분이었다. 또한 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사람들의 지갑이 잘 열 수 있는 금융과 교육쪽이었기 때문에 제공하는 서비스가 사람들의 니즈를 잘 충족시켜준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명확한 니즈의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잘 실행시킬 수 있는 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민희 대표님은 한국에서 누군가 이 사업을 한다면 더 맞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적임자였다. 이민희 대표님 스스로가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는 아이의 어머니였고, 대학교 전공부터 이전 경력까지 이 사업과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이민희 대표님은 서울대 아동소비자학을 졸업하고, 아이들 대상 에듀테크 앱서비스 ‘바풀’을 창업하여 라인에 Exit하고, 라인에서 신규사업과 서비스 기획을 했었다. (실제로 투자 이후에 약 2년 가까이 지켜봤을 때 이민희 대표님은 확실히 경험 많은 베테랑 창업자였다) 이러한 이민희 대표님을 중심으로 카카오, 네이버, IT스타트업 등에서 경력을 쌓은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좋은 팀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러한 까닭에 당시 팀과 아이디어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다.
투자 이후 예상보다도 전자금융업을 등록하는 데 난항이 많았지만 약 20개월 동안 보안을 비롯한 IT시스템과 정책을 개발하여 2022년 12월 라이선스 등록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였다. 전자금융업 등록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난이도가 있어서, 등록 전에는 넘어야 할 높은 산이지만 등록 이후에는 다른 경쟁사가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만드는 진입장벽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2023년 3월에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용돈관리&돈 공부 ‘퍼핀’ 앱이 출시되었다.
퍼핀을 통해서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주면, 자녀들은 퍼핀 카드로 필요한 곳에서 쓸 수 있다. 부모는 카드사용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자녀는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며 ‘퍼핀월드’라는 가상세계에서 경제금융지식까지 쌓을 수 있다. 아이들은 ‘퍼핀월드’를 돌아다니며 각 공간과 관련된 경제금융 퀴즈를 풀 수 있다. 부모가 직접 학습 보상을 주는 시스템으로, 부모와 자녀 모두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퍼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거의 매일매일 퀴즈를 풀 정도 반응이 좋다고 한다.
‘퍼핀’은 출시 이후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퍼핀’은 출시한 지 거의 세 달 만에 누적 앱 설치 수가 10만을 돌파했고, 아이들을 위한 용돈 카드가 3.6만장 발급되었다. 서비스 출시 이후 카드가 매일 400장 가까이 발급된 샘이다. 빠르게 유저가 모이면서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데이터들도 쌓이고 있다. 가령 퍼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 6학년의 월평균 용돈은 28,000원인 것을 알 수 있어서 용돈을 얼마를 줘야 할지 감이 없는 부모은 이러한 데이터를 참고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퍼핀’은 기존의 미성년 대상 선불카드와 달리 금융교육을 위한 미션을 가지고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이들이 ‘퍼핀’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경제금융을 배워 경제적 독립을 앞당기고 미래의 부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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