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지구에서 처음보는 해양 액션일 것" 뿌듯함 넘어서는 감정 고백 [인터뷰M]
류승완 감독의 호쾌한 해양 범죄 액션 오락영화 '밀수'에서 화끈한 '조춘자'를 연기한 김혜수를 만났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혜수는 "굉장히 오랜만에 기자들과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봐서 감동이 있더라. '국가부도의 날' 이후 처음이었다. 그리고 아이맥스로 제 영화를 본 게 처음이었는데 그 느낌도 신기했다"라며 언론시사를 통해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김혜수가 이 작품을 선택한 데는 3가지 이유가 있어서다. 바로 해녀, 밀수, 70년대. 이 세 가지 키워드 때문이었다고. 초고부터 수정고까지 계속해서 시나리오는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황증상 때문에 두려움이 있었다는 그는 영화 '도둑들'에서 수갑을 찬 채 물에 잠기는 차에 탔던 장면을 연기할 때부터 갑작스럽게 생긴 공황상태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공황증상이 하필 물과 관련해서 생기는 바람에 류 감독과의 첫 미팅에서 해녀들의 영상을 보면서도 살짝 공황이 올 정도였다며 해녀 연기에 자신이 없었음을 고백했다.
함께 해녀를 연기한 배우들 및 염정아는 촬영 3개월 전부터 수중 촬영에 대비해 훈련을 받았지만 김혜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의 촬영 때문에 수중 훈련도 받지 못했다고. "물에 들어가면 다시 공황증상이 나올까 봐 두렵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촬영을 핑계로 물에 안 들어가도 되니 좋기도 하면서도 이렇게 내 상태를 모르고 촬영에 들어갔다가 피해를 주게 되면 어떡하나 불안함도 있었다. 남들이 3개월 준비할 동안 저는 수조 세트에 딱 2번 가보고 촬영에 들어갔다."라며 촬영 전 가졌던 심란한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걱정이 많았던 것에 비해 김혜수는 작품 속에서 수려한 수중 액션을 선보여 그가 했던 말이 엄살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김혜수는 "수조 세트장에 들어가자마자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런데 김재화가 연기하는 걸 보니 너무 대단하더라. 그녀의 연기에 놀라 박수를 치고 감탄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제 컨디션이 돌아와 있더라. 정말 희한한 경험이었다. 촬영하는 내내 컨디션이 오락가락했었는데 그때마다 감독님이 제 상태를 보고 많이 배려해 주셨고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의 열정을 보면서 에너지도 얻으면서 언제 공황증상이 있었냐 싶은 컨디션으로 돌아온 것 같다."라며 특별한 치료를 받아서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도움과 동료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한 덕에 공황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함께한 동료와 많은 준비가 되어 있었던 프리프로덕션에 공을 돌렸다.
김혜수는 "배우들은 입수하고 움직이고 합을 맞추는 준비를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 스태프의 준비는 어마어마하고 치밀했다. 콘티를 보면 '이게 가능해? 이걸 우리 보고하라고?' 싶었는데 희한하게 그게 다 되더라. 배우들의 얼굴이 나오는 장면은 실제로 배우들이 연기했는데 어제 완성본을 보고 있자니 촬영할 때의 희열이 생각나더라. 처음 이걸 준비할 때만 해도 저는 공황증상이 있었고 염정아는 수영도 못하는 상황이었으니 감독님이 얼마나 난감했겠나. 최대한 수중에서 배우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하셔놓고선 점점 시나리오가 수정되면서 액션도 더 늘어났다. 그런데도 결국 우리 팀이 다 해냈다. 지구상에서 처음 보는 액션이 나왔는데 뿌듯하다는 걸 넘어서는 감정이 든다."라며 배우들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 스태프들까지 '밀수' 팀이 이뤄낸 성과라며 만족해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을 위해 엄청나게 신경을 썼던 현장이었지만 김혜수는 수중 백덤블링 장면을 완벽하게 해 내고 올라오면서 장비에 부딪혀 이마에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매번 응급처치 인력이 상주해 있었고 안전요원도 있는, 안전에 만반의 준비를 다 했던 현장이었기에 제가 부상 이야기를 하는 게 엄청 조심스럽다. 촬영 거의 후반, 두 컷 정도만 남겨둔 상황에서 부딪혔다. 물 위로 올라오는데 스태프들의 표정을 보니 내가 좀 많이 다쳤나 싶더라. 강제로 촬영을 더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게 너무 속상했고, 다행히 상처는 잘 아물었다."라며 부상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 영화에 매력을 느끼게 해준 '해녀'에 대해 김혜수는 "함께 연기한 해녀들 덕에 제가 뒤늦게 합류했지만 일체감을 느끼며 작업할 수 있었다. 극중 '진숙'이가 오열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컷 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 해녀들이 '진숙'이를 둘러싸서 바라보며 감정에 몰입해 있더라. 선배의 연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려는 태도와 배우임과 동시에 캐릭터로 현장에서의 기운이나 호흡이 너무 좋았다. 그들 덕분에 힘이 났고 정말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했다."라며 김재화, 박준면, 박경혜, 주보비 등 후배 배우들을 언급했다.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 활극 '밀수'는 7월 26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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