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클럽맨' 양효진의 17번째 시작..."올 시즌도 무탈하게"

권수연 기자 2023. 7.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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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양효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안 다치는게 제일이죠. 제 기량을 유지하면서 (배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 해, 한 해 무사히 넘기는게..."

지난 17일, 본지와 용인 소재 연습장에서 만난 현대건설의 '프랜차이즈' 양효진(34)은 올해 다짐을 짤막하게 묻는 말에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랜 기간, 미들블로커라는 원포지션에서 셀 수 없을만큼의 속공과 블로킹을 넘겨왔다. 하루하루 경기를 치르다보니 기록이 쌓여 여러가지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벌써 열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10~13일, 나흘에 걸쳐 경남 고성 바닷가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짧게는 2023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눈 앞에 두고, 길게는 2023-24 정규시즌을 바라보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오전 훈련을 막 마치고 돌아온 양효진은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전지훈련을 마치고, 이제 몸을 계속 만들고 끌어올리는 중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시즌이 끝난 후에도 다른 부위들이 아픈 곳이 있다. 수술을 선택하는 것보다 재활로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감독님께서도 몸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볼훈련을 하는 방향으로 배려해주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대표팀을 은퇴한 뒤 맞이하는 두 번째 비시즌이다. 시간적으로도 훨씬 여유있는 편이다.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으로 간혹 얼굴을 비추기는 하지만, 그 외의 시간은 대개 훈련으로 구성되어있다. 

현대건설 양효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비시즌 일상을 묻는 말에 양효진은 "운동 외에는 그저 집에만 있고 딱히 하는 것은 없다. 저는 움직이지 않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운동을 그만 둘 때까지 다른 것은 못할 것 같은데, 배구 자체를 아예 그만둬야 다른 활동적인걸 하겠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현재 베테랑 없이 세대교체를 천명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성적은 물론 아직 깜깜한 상태. 2023 FIVB(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는 12전패를 기록했고 향후 무수한 숙제들을 남겨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효, 리딩블로킹 등 블로킹 스킬 보강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현역 미들블로커 중 최고참 라인인 그는 이에 대해 "사실 리딩블로킹을 한다는 것 자체는 저도 2019년 월드컵 당시 라바리니 감독님과 하면서 배우기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사실 그것도 플레이 자체는 외국에 나갔을 때랑은 다르죠. (해외무대는) 많은 공격수들이 강하게 공격해오다보니 리딩을 하지 않으면 어려워요. 한국 무대같은 경우는 용병이라는 큰 공격수가 있잖아요. 한창 대표팀에 있을 당시에 많이 받았던 질문인데, 거기서 배우고나선 블로킹을 할 때 시야확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 (강성형) 감독님도 그때 국가대표팀 코치로 같이 계셨는데 그런 부분을 계속 강조하셨죠. 사이드 블로킹에도 계속 리딩을 해야한다, 이런 부분들이요"

현대건설 양효진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오랜 고참의 시선으로 보는 전반적인 국내 배구 시스템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그는 용병에 포커스를 맞췄다.

양효진은 "사실 트라이아웃 제도를 만들기 전에는 이름있는 용병들이 국내에 많이 도입됐다. 이후 용병에 대한 비중을 줄이기 위해 트라이아웃제를 실시하게 됐는데, 사실 연맹이나 협회가 지향하는 바를 우리로써는 알기 어렵다. 그런데 지금 (배구 단체가) 가려는 방향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지 그 점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야기 포커스는 자연스럽게 지난 시즌 성적으로 돌아갔다. 현대건설은 19-20시즌, 21-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두 번이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지 못했다. 

올 시즌 절치부심하고 다시 한번 통합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3라운드 중반까지 15연승을 달리며 출발이 좋았다. 그러나 야스민이 부상이탈한 뒤 팀 전력이 정처없이 흔들렸다. 현대건설은 최종 순위 3위로 대회를 허탈하게 마쳤다. 

이 가운데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을 패배한 후 몹시 허망한 표정을 지은 그의 얼굴이 중계화면에 클로즈업되며 눈길을 끌었다. 

한바탕 웃은 그는 "솔직히 제가 그날 체력이 너무 방전돼서 뭘 할 수가 없는데 팀이 지니까 너무 답답하더라"며 "'이 상황을 대체 어떡하지' 그런 생각으로 서 있었는데 그게 (카메라에) 잡히더라. 그걸 보고나서 '이제 운동할때 표정관리를 좀 해야하나, 근데 이걸 이렇게까지 클로즈업을 하실 일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올 시즌 각오는 크거나 거창하지 않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안 다치는게 제일이죠. 배구를 계속 하고있으니 몸이 잘 유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제 기량을 잘 유지하면서 (시합을) 치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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