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이 아니었네? 국민연금 수령액 1·2위 차지한 도시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2023. 7. 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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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연금富村 지도
전국 229개 지자체 분석
[왕개미연구소]

전국에서 은퇴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민연금 부촌(富村)’은 어디일까.

20일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전국 229개 지자체별 국민연금 수령액을 살펴본 결과, 울산 동구에 살고 있는 은퇴 생활자의 연금액이 월 88만5126원으로 전국 1위였다. 그 다음은 울산 북구로 월 81만원대였고, 월 79만원대인 경기 과천이 3위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발표된 국민연금 최신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전국 229개 지자체 중에서 국민연금 수령액 상위 10위권을 살펴 보면, 울산·거제 등 고소득 일자리 도시들이 많았다. 특히 울산은 1등, 2등, 7등, 9등을 싹쓸이해 그야말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서울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만 탑10에 이름을 올리며 체면을 지켰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국민연금 수령액을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①소득이 많을수록, ②가입 기간이 길수록 연금액이 늘어난다”면서 “울산은 두 조건 모두 해당되는데 제조업 중심의 장기 고소득 근속자가 많아서 연금액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도 “강제적일지라도 현역 시절에 국민연금을 많이 낸 사람이 퇴직 후에 연금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노후 삶의 질을 놓고 보면 알짜 지방 도시가 웬만한 서울 동네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금王은 울산 동구 퇴직자

울산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경제를 먹여 살린 공업도시다. 울산 동구의 국민연금 월 평균 수령액은 88만원대로, 전국 1위였다. 전국 평균(56만원)보다 57%나 더 많은 액수다. 동구에는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과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이 있다. 울산 동구에 사는 연금 수령자 10명 중 6명은 60대였다. 이들 60대 남성이 받는 연금액은 월 평균 120만~130만원으로,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울산엔 대기업 고소득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데, 동구엔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모여 살고 북구엔 현대차 근로자들이 거주하는 등 직주(職住) 색깔이 뚜렷하다”면서 “울산은 퇴직자들도 오래 살아온 거주지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무는 경향이 있어 연금액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도 “국민연금 수령액이 많은 지역은 그만큼 현역 시절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많이 냈다는 의미”라며 “국민연금 부촌에 랭크된 지역들을 보면, 고소득 일자리가 많으면서 집값도 비싼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6위인 경남 거제 역시 고소득 직장인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있다. 연금 수령액 10위를 기록한 인천 연수구는 대표적인 부촌인 송도가 있는 곳이다. 이상우 대표는 “인천에서 여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송도로 이사가서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국민연금에도 지역 격차

지난 3월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 수는 641만명이고, 평균 수령액은 월 56만3193원이었다. 월 수령액 56만3193원은 퇴직자들이 받는 노령연금에 장애연금, 유족연금까지 포함되어 나온 금액이다. 노령연금만 따로 떼어 계산하면 월 평균 수령액은 약 62만원이다.

월 56만원은 은퇴 후에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개인 최소 생활비 124만3000원(국민연금연구원 자료)에 턱없이 모자른 금액이다. 하지만 전국 229개 지자체 중에 56만원보다 연금 수령액이 더 많은 지역은 58곳(25%) 뿐이었다. 나머지 171곳(75%)은 전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쥐꼬리 연금이었다.

110만명의 연금 생활자들이 살고 있는 서울도 동네별로 보면 연금 격차가 컸다. 가령 강남구와 서초구는 월 평균 연금 수령액이 78만원대로 높았지만, 강북구(49만원), 중랑구(50만원), 동대문구·금천구(53만원) 등은 서울시 평균(60만2326원)을 밑돌았다. 국민연금 월 평균 수령액이 전국에서 가장 적은 곳은 전남 완도로, 월 41만4066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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