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 22분'의 긴장감과 '팬텀'의 미스터리…공연과 여름나기
신비로운 무대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레베카'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숨막히는 더위가 찾아온 여름, 긴장감과 미스터리로 무장한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 더위를 잠시나마 잊는 것은 어떨까.
20일 공연계에 따르면 연극 '2시 22분'과 '테베랜드'가 무대에 오른 데 이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레베카'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개막한 연극 '2시 22분 - 어 고스트 스토리'(A Ghost Story)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마주한 네 남녀의 이야기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 샘과 제니 부부는 새벽 2시 22분만 되면 누군가 움직이는 듯한 수상한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친구 로렌과 그의 남자친구 벤을 집으로 초대해 소리의 정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새벽이 오길 기다린다.
갑작스레 들리는 묘한 소리에 서늘한 긴장을, 소리가 멈추는 순간 무대에 감도는 고요함에 오싹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유명 일루셔니스트(마술사) 이은결이 무대 효과를 위한 마술 감독으로 참여했다.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최신작으로, 뮤지컬 배우 아이비는 작품을 통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다.
지난 달 28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테베랜드'는 존속살인이라는 소재를 표현한 배우의 연기로 섬뜩한 공포를 선사한다.
살인마 마르틴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연극을 만드는 S는 철창을 사이에 두고 마르틴과 존속살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마르틴은 대화를 나누던 S에게 느닷없이 농구공을 던지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으로 팽팽한 긴장을 만든다.
특히 마르틴과 그를 연기하는 배우 페데리코를 1인 2역으로 소화하는 배우의 연기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주승, 손우현, 그룹 '빅스'의 정택운은 공격적인 언행을 보이는 마르틴과 서글서글한 성격의 페데리코를 수시로 오간다. 마르틴이 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하던 순간을 재현하는 장면에서는 머리끝이 쭈뼛 서는 공포를 경험할 수 있다.
개막을 앞둔 대작 뮤지컬 2편은 미스터리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오는 21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은 파리 오페라 극장의 지하실에서 살아가는 유령과 가수 크리스틴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령의 존재에 관한 궁금증을 끌어내는 웅장한 무대가 특징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천재적인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디자인한 오리지널 무대를 구현해 관심을 끈다.
무게가 1t에 달하는 샹들리에와 나선형 계단은 오페라 극장을 옮긴 듯한 인상을 주고, 바닥에서 촛불이 솟아오르고 연기가 피어오르며 무대가 한순간에 지하 호수로 바뀌는 장면은 신비로운 감정을 선사할 예정이다.
조승우를 필두로 전동석, 최재림, 김주택이 연기한 유령은 신비로운 무대 곳곳에서 신출귀몰하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 달 19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레베카'는 관객을 영국의 저택으로 초대한다.
'레베카'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귀부인 레베카의 흔적이 남은 맨덜리 저택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여행 도중 만난 신사 막심과 결혼한 '나'(I)는 맨덜리 저택의 새 안주인이 되지만, 저택이 뿜는 음산한 분위기에 '나'는 점차 위축되어 가기 시작한다.
작품은 레베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긴장과 스릴을 유발한다. 레베카에 대한 광기 어린 그리움을 드러내는 집사 댄버스 부인이 극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댄버스 부인이 '나'에게 안주인의 자리를 절대 내어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넘버 '레베카'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테랑 배우 신영숙과 함께 옥주현, 리사, 장은아가 댄버스 부인 역으로 출연한다.
팬들은 작품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옥주현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그가 10년 전 한 뮤지컬 시상식에서 노래 '레베카'를 부른 영상은 조회수 60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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