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비주얼과 입담…모델 출신 예능인 TV 접수[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3. 7. 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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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출신 예능인 주우재. 사진 스포츠경향DB



이른바 ‘예능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로 활약하는 사람들을 뭉뚱그려 일컫게 된 것은 오래전 일이다. 예능인의 수급처도 다양했다. 처음에는 각 방송사의 공채 또는 특채 시험을 거친 코미디언, 개그맨으로 불리는 이들이었고 1990년대 후반부터는 가수들의 예능 진출도 활발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관찰 예능이 활성화되면서 ‘대놓고’ 웃기는 일을 주저했던 배우들의 예능 출연도 부쩍 늘었다. 소위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유명인들 역시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지금. 가장 예능신인의 발견이 잦은 분야는 어딜까.

현재는 ‘모델 출신’으로 보는 것이 맞다. 화려한 조명 아래 런웨이 위에서 자태를 뽐내던 모델들이 예능인으로 거침없이 나서고 있다. 단발성에 그치던 예전과도 다르다. 많은 모델 출신 예능인들이 고정 자리를 꿰차고 있고, 그럴듯하게 두 분야를 아우르기도 한다.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 사진 SBS



가장 최근 주목받는 이는 단연 주우재다. 20대 시절 쇼핑몰을 운영하다 모델로 나서 2013년에 데뷔까지 했던 주우재는 2015년 유세윤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했고 ‘문제적 남자’로 본격 예능인으로 나섰다.

그의 현재 주가는 출연 프로그램을 나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유라인’의 본산으로 불리는 MBC ‘놀면 뭐하니?’의 고정으로 최근 합류했고 올해만 해도 KBS2 ‘홍김동전’, 티빙 ‘마녀사냥 2023’, MBC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티빙 ‘만찢남’에 고정출연 중이다. 자신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역시도 예능 기반이다.

겉으로 볼 때는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 허술한 구석이 많고, 그 스스로도 예리하게 촬영장의 판세를 확인하며 움직이는 주우재의 모습은 이제 예능인으로 어색하지 않다.

모델 겸 방송인 배정남. 사진 스포츠경향DB



‘공감의 아이콘’ 이현이도 있다. 2005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해 모델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현이는 2014년 이후부터 방송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SBS 스포츠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모델 출신 팀 ‘구척장신’의 중심으로 등장해 SBS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JTBC ‘브라이드X클럽’,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활약 중이다. 주로 상황에 대한 공감 리액션이 좋아, 스튜디오 녹화 프로그램에 즐겨 출연한다.

tvN에서 최근 막을 내린 ‘부산촌놈 in 시드니’의 배정남 역시 대표적인 모델 출신 예능인이다. 걸쭉한 부산 사투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그는 날이 선 몸매, 외모와는 달리 푸근한 말투와 행동으로 반전매력을 선사한다. SBS ‘공생의 법칙’ 시리즈와 ‘부산촌놈’ 등 특히 야외예능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송해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진행을 시작한 SBS Plus·ENA 예능 ‘나는 SOLO’ 그리고 촬영을 시작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을 통해 그는 단숨에 주류의 예능 MC로 올라섰다. 물론 진행능력에서는 아직 성장의 여지가 있지만, 공감에 특화돼 있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요즘 트렌드에 근접해 있다. 송해나가 이름을 알린 프로그램이 온스타일 ‘도전! 수퍼 모델 시즌 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능 출신으로 예능으로 흘러가는 일은 자연스러웠다.

모델 겸 방송인 송해나의 SBS Plus·ENA 예능 ‘나는 SOLO’ 출연 장면. 사진 ENA 방송화면 캡쳐



이 밖에도 배우 활동을 하면서 디즈니플러스 ‘더 존:버텨야 산다’ 시리즈 등 예능 프로그램에 꾸준하게 출연하는 이광수와 ‘홍김동전’의 주축인 홍진경 등은 20년 경력을 훌쩍 넘어가는 예능인들이다. 이들의 존재는 최근 이름을 알리는 이들과 합쳐져 더욱 큰 물줄기의 ‘모델 예능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특히 최근 모델들의 예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하나는 런웨이에서 화려했던 모습과 예능에서의 우스꽝스러운 이미지가 반전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주우재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외적으로 봤을 때는 정돈된 이미지가 입을 여는 순간 바뀐다. 예능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러한 반전 매력을 표현하기 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델들의 입장에서도 런웨이 뿐 아니라 연기나 방송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싶은데, 일정이 생기면 길고 바쁘고 일회성이 큰 배우나 가수보다 일정 조정이 쉽고 다년간의 해외경험을 통해 해외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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