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중국대사 "美 실리콘 장막 치려 해, 확실히 대응할 것"

셰펑 주미중국대사/애스펀 안보포럼 캡쳐

[서울경제]

셰펑 주미중국대사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제한을 가하면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셰 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미국이 중국에 14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제조를 위한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수영 경기에서 상대편을 구식 수영복으로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셰 대사는 "중국은 경쟁이라는 미명 아래 벌이는 어떤 종류의 무역전쟁, 기술전쟁을 반대한다"며 "중국은 경쟁을 피하지 않지만, 미국이 정의하는 경쟁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려고 동맹들을 결집하고 있다"며 "이것은 일대 일이라는 게임 규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셰 대사는 사회자가 중국의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 금지와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두고 '팃 포 탯'(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맞대응)의 시작이냐고 묻자 대중국 투자 규제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통제 등 미국이 준비 중인 중국 견제 조치를 언급하고서 "중국 정부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도발하진 않을 것이지만 도발에 움찔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분명히 대응할 것이지만 우린 분명히 '팃 포 탯'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조치를 냉전 시대 '철의 장막'에 비유한 '실리콘 장막'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우리는 철의 장막은 물론이며 실리콘 장막과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셰 대사는 “중국은 경쟁하는 다른 나라를 대체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극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