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김혜수 "연기에 정답은 없어, 매순간 진심을 다할 뿐"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연에계에 발을 들인지 벌써 37년. 장인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으나 여전히 '진짜 연기'가 무엇인지, '연기의 정답'이 무엇인진 모른단다. 보는 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기 때문. 그렇기에 그저 자신이 마주한 상황에 있어 진심을 다할 뿐이라는 배우 김혜수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는 해녀 조춘자(김혜수)와 엄진숙(염정아)이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조인성)와 함께 확 커진 밀수판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 '베를린' '베테랑' '모가디슈'를 선보인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김혜수는 '밀수'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제작사를 통해 처음 제안을 받게 됐는데, 70년대 해녀들이 밀수하는 얘기를 다룬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후 류승완 감독과 만나 보완 및 수정 작업을 거치며 작품을 준비했다. 그러다 알게 된 부분이 있는데 류 감독과 과거 '닥터 K'라는 작품을 통해 만난 적이 있더라. 난 배우였고, 감독님은 연출부 막내였던 시절이다. 처음엔 기억이 안 났는데 얘기를 들으니 확 떠올랐다. 작품을 해야 인연이라 생각하는데, 이번 '밀수'를 통해 제대로 류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을 향한 설렘에 오랜 고민 없이 출연을 결심했으나 우려도 있었다. 일단 물에서 촬영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과거 '도둑들'에서 수중 신을 촬영할 당시 공황 증세를 겪은 적이 있는데, 이게 재발할까 봐 고민됐던 것이다.
김혜수는 "개인적으로 수영도 좋아하고 물도 좋아하는 편인데 전작에서 수중 공포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걱정이 되더라. 실제로 촬영 초반엔 공황 증세가 나올 뻔한 위기도 있었으나, 팀웍으로 잘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촬영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순간 물속에서 자유로웠다. 물론 위기는 언제나 터질 수 있기에 초긴장 상태였긴 했지만 동시에 무척 즐기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런 고민들이 있음에도 작품 속에서 고난도의 수중 액션도 막힘 없이 소화한 김혜수. 준비 과정은 어땠을까. "처음 콘티를 봤을 땐 '우리가 이걸 해야한다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난도가 상당했다"는 그는 "난 스케줄 탓에 처음부터 훈련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다른 배우들은 촬영 3개월 전부터 훈련에 들어갔다고 하더라. 그럼에도 여전히 쉽지는 않았으나, 감독님이 콘티와 동선을 무척이나 디테일하게 짜준 덕에 비교적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심지어 3D 영상으로 된 콘티까지 있었을 정도다. 거리 가늠이 안 되는 물속 상황을 감안해 콘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셨는데 이로 인해 영상으로 처음 담아내는 장면들도 준비된대로 계획대로 담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김혜수가 수중 신 중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신은 물속에서 진숙과 바통 터치하듯 손을 마주잡는 장면이었다. 그는 "글로만 봐도 좋았던 신이다. 머릿 속으로 상상이 됐을 정도로 좋았는데 화면으로도 너무 잘 표현됐더라. 한 명은 끌고 한 명은 밀어주는 그 장면이 너무 좋았다"라고 소감을 들려줬다.
이렇게 공황에 대한 두려움까지 이겨내며 촬영을 잘 마무리 한 김혜수지만 여전히 본인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단다. 김혜수에게 있어 '아쉬움'과 '부족함'은 배우라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숙명 같은 것이었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현장에 가서 모니터링을 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모니터링을 하며 만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것 같아요. 진심을 담아 연기했음에도 진짜가 아니라 가짜로 보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배우로서 한계가 느껴지기도 해요. 그게 배우의 일상이긴 하지만 가끔 괴롭기도 해요."
그렇다면 김혜수가 생각하는 연기의 정답은 있을까. 김혜수는 "나도 모른다. 어떤 배우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하더라도 늘 좋을 순 없지 않냐. 사람의 기준이 다르고 각자가 판단하는 마음의 태도도 다르기에,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오답이 되는 건 아니기에 연기에도 정답은 없다 생각한다. 나 역시 그걸 알기에 정답이라 생각해 주길 바라지도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렇기에 배우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저 마주한 상황에 있어 진심을 다하는 것뿐이라 생각한다"라는 김혜수는 "배우의 '배(俳)' 자가 '사람 인'에 '아닐 비'가 보태진 단어인데, '사람이 아닌 일을 사람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불성설이지만 우리 일이 그렇다. 아무리 내가 진짜라 생각하고 우겨도 보는 사람에 따라선 가짜일 수도, 또 원론적으론 진짜에 근접하지도 못했을 수 있지 않냐. 나의 입장에선 정답이 다른 이들 입장에선 오답일 수 있다. 그렇기에 대사나 캐릭터가 어떻게 보일까를 걱정하기보단 그저 내가 느끼는 흐름에 있어 진짜를 보여드리기 위해 진심을 다하고만 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김혜수 | 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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