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도 韓 경제성장률 낮췄다…“수출 줄고 소비·투자 부진” [한강로 경제브리핑]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0.2%포인트 낮은 1.3%로 하향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전망치(1.5%)보다 낮은 수준이다. ADB는 고금리에 따른 민간 소비, 투자 위축으로 국내 물가 상승률이 3.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일보는 20일자 지면에서 원·달러 환율이 1265원대를 기록하며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소식도 전했다. 미국의 물가 둔화 흐름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부담이 완화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원화 강세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가 1.3%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전망치(1.5%)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런 전망 수치는 최근 전망치를 낮춘 정부(1.4%), 한국은행(1.4%), 한국개발연구원(1.5%) 등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ADB 외에도 IMF는 1.7%에서 1.5%로, OECD는 1.6%에서 1.5%로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ADB는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와 같은 2.2%로 예상해 올해보다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ADB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낮추면서 중국 리오프닝의 제한적인 영향, 고금리가 미치는 각종 부작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ADB는 “중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줄어들면서 수출이 타격을 받았다”면서 “올해 초부터 5월까지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이 13.6% 감소고, 반도체 수출도 39.4% 줄었다”고 밝혔다. ADB는 이어 “올해 남은 기간 고금리의 영향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상장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1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지속된 경기 부진의 파장이 현실화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2023년 1분기 상장 중소규모 기업 실적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비금융 상장 중소규모 기업 675곳(매출액 1000억원 미만)의 1분기 합산 매출액은 8조3000억원, 영업손익은 2792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123억원, 영업손익은 4억1000만원 적자였다.
분석 대상 기업 중 312곳(46.2%)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낸 기업은 380곳(56.3%)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급증했다. 상장 중소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29.2%) 이후 매 분기 하락하며 올해 1분기 7.8%까지 둔화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7.1%에서 2분기 3.2%로 낮아진 뒤 3분기(-0.1%) 마이너스 전환했고, 4분기(-1.3%)와 올해 1분기(-3.4%) 그 폭이 확대됐다. 다만 보고서는 “하반기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된 매출 둔화세가 완만해지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축소되면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ADB는 한국의 물가에 대해서는 4월 전망치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ADB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3.5%로 종전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에너지·식품 가격의 안정세에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내년 물가 상승률도 2.5%로 종전 대비 0.5%포인트 올렸다.
ADB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5.0%로 기존 예측치를 유지했고, 홍콩의 경우 3.6%에서 4.7%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았다. 다만 대만은 수출 부진 등을 이유로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ADB는 아시아 지역 전체 성장률 전망치(4.8%)도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ADB는 “아시아 지역은 중국의 경기회복과 견고한 국내 수요 등 상방 요인과 수출·산업 활동 둔화 등 하방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물가 둔화 흐름에 따라 연준의 추가 긴축 부담이 완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약 5개월간 1300원대를 유지했던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1200원대에 머물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2원 오른 1265.6원에 마감했다.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1260원대가 유지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99.94에 마감했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달러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했다는 의미다.
강(强)달러 기조가 완화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지표가 모두 예상치를 하회하는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은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한 차례 추가 인상으로 수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리스크 완화에 힘입어 급락한 달러화 지수의 단기 숨 고르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 하락 폭은 미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폭에 달려 있다”며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폭이 확대하면 달러화 추가 하락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약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미국 시장의 향방을 두고 여러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 약세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매수세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달러화 안정화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임금·고용 물가 등이 견조해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내년에는 미국 경기가 다른 나라보다 더 살아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보면 원화 강세가 추세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익 서강대 교수(경제대학원)는 “달러 가치가 5년간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한두 달 정도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미국의 비중이 축소되고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미국의 기업들이 실적에 비해 과대평가돼 있다. 미국 주식보다 국내 주식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의 독점체제를 깨기 위해 준비 중인 넥스트레이드가 19일 금융당국에 대체거래소(ATS) 예비인가를 받았다. 늦으면 내년 말부터 증권거래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14차 정례회의를 열어 넥스트레이드의 ATS 투자중개업에 대한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가 70년 가까이 독점해온 증권매매 서비스를 운영하며 양자 경쟁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다만 기업의 상장과 청산, 결제, 시장 감시 기능은 한국거래소가 유지한다.
ATS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와 7개 대형증권사가 주도해 설립했다. 2013년 관련 제도가 도입된 뒤 ATS 예비인가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날부터 18개월 내 본인가를 신청하고 이후 1개월 내로 심사를 받아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늦어도 내년에는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는 ATS가 존재하는 해외사례를 들어 ATS와 한국거래소의 경쟁을 통해 거래비용 감소, 거래체결속도 증가, 주문방식 다변화, 거래시간 유연화 등의 혜택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학수 대표이사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인적·물적자원과 전산시스템을 구비해 예비인가를 착실히 준비해 왔다”며 “향후 본인가 취득에 문제가 없도록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11개사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뱅크몰, 베스트핀, 비바리퍼블리카 3곳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비교 플랫폼 사업을 수행하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아울러 혁신금융서비스로 ‘페이머니 통장’을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의 요청에 따라 제휴 계좌수를 50만건에서 150만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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