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 아직 무응답…월북 군인 송환 위해 모든 조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도중 무단으로 월북한 미군 트레비스 킹 이병과 관련해 북한이 아직 미국 측의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미국 정부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측은 킹 이병의 소재와 월북 경위 등 진상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 국방부가 북한 인민군 카운터파트에 연락을 취했지만, 북한이 이에 아직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몇 개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한군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 대변인은 그러면서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유엔 등 모두가 킹 이병의 안위와 소재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부 차원에선 한국, 스웨덴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양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은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해 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킹의 안위와 소재를 놓고 여전히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며 필요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진 월북한 킹 이병이 송환을 희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가정적으로 대답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조사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의 안전과 본국 송환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월북한 미군 병사와 관련한 미국측의 접촉에 아직까지 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킹 이병의 조기 송환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계속해서 무반응으로 일관할 경우 미국 정부의 입장도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경쟁위원회 회의에 앞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다만 킹 이병 사건을 질질 끄는 것은 북한에게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는 통상 북한이 국경을 넘어온 미국인을 선전 목적으로 이용해 왔지만, 북한의 선전전 전략에 그간 변화가 있었고 비용·관리 문제도 있다면서 “북한이 킹을 영원히 자국에 두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징계를 위해 미국으로 호송 예정이던 킹 이병이 판문점 견학에 합류한 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CNN방송은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그가 북측 건물인 판문각에 들어가려 했으나 문이 잠겨 건물 뒤쪽으로 돌아갔고, 이후 북측 경비원들이 모는 밴 차량에 올라탔다고 전했다. 미군은 킹 이병이 예정대로 포트블리스에 도착하지 않은 후에야 그가 사라진 사실을 파악했다고 CNN은 전했다. 킹 이병의 모친인 클로딘 게이츠는 ABC방송에 “충격이다. 트레비스가 그런 행동을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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