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로 얻은 아이, 해병대 자원했는데…" 유족 '절규'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낳았는데…불쌍해서 어떡해."

경북 예천지역 폭우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해병대원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뉴스1에 따르면 수색 당국은 이날 오후 11시8분쯤 경북119특수대응단은 호명면 월포리 고평대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실종된 해병대원 채모 일병(20)을 찾았다. 채 일병은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시신은 해군 포항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채 일병은 이날 오전 보문교에서 약 12㎞ 떨어진 호명면 선몽대 인근에서 경북 예천군에서 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수색 작업이 한창이던 이날 오후 7시50분쯤 현장에 있던 채 일병의 이모는 뉴스1에 "시험관 시술을 몇번이나 해 어렵게 얻은 조카다. 얼마나 착하고 얌전하고 예쁘고 똑똑한 아이인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는 "해병대도 조카가 원해서 지원해서 간 것이다. 숙소 안에서는 동생(채 일병 모친)이 울고불고 난리"라며 "할머니한테는 (실종에 대해) 말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분쯤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석관천 보문교 인근에서 해병대원 20여명이 비 피해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탐침봉을 이용, 대열을 갖춰 하천 주변을 수색하던 중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대원들은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급류에 떠내려가다, 2명은 자력으로 빠져나왔지만 채 일병은 실종됐다. 특히 당시 구명조끼가 지급되지 않아 일부에서는 "무리한 수색이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