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총체적 부실' 대한배드민턴협회, 중대한 규정 위반 '패싱'으로 무자격경기 방조…규정에 없는 징계로 축소·은폐 의혹까지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어이없는 대회 운영 미숙으로 각종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협회는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축소·은폐에 급급하는 등 스포츠 공정성 실천에 역행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19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협회장기 전국종별배드민턴대회(중고)에서 단·복식에 출전한 선수가 단식 경기 중 부상으로 중단하게 되자 협회 측이 규정을 무시한 채 단식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른 것으로 스코어를 조작하고, 복식 출전까지 허용했다. 이 선수는 단식 중단 이후 복식에 정상 출전해 입상(4강 이상)했다. 당시 여고부 단식에 먼저 출전한 A선수는 1세트를 내 준 뒤 2세트 도중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정상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6-11로 뒤진 상태에서 인터벌(한쪽이 11점에 먼저 도달할 경우 부여하는 60초 이내 휴식시간)에 들어가자 심판은 양팀 감독과 상의한 뒤 레프리(대회 전체 판정 진행을 총괄하는 심판위원장)를 불러 최종 판정을 요청했다. 레프리를 맡은 이모 심판위원장은 경기 중단을 결정하면서 6-11에서 중단된 2세트 스코어를 6-21로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협회는 중대한 과실을 범했다. 6-11 이후 하지도 않은 경기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6-21로 기록지를 남긴 것은 이른바 '스코어 조작'에 해당한다. 가장 기본적인 규정도 어겼다. 국내대회 경기운영 세칙 제10조(기권) ②항에 따르면 '개인전에서 한 종목 이상 참가하는 선수가 기권 또는 취소를 하는 경우 그 선수는 동일 대회 모든 종목에 참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수나 감독의 승부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심판들에겐 가장 기본적인 숙지 규정이다.
당시 A선수가 관련 규정을 알고 그냥 서 있더라도 끝까지 경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협회가 양측 감독과 논의했고 경기 강행에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중단시킨 뒤 스코어를 허위로 기재했다.
규정대로 처리했으면 복식에 출전할 수 없는 무자격 선수가 복식에서 입상을 했다. 결국 복식 64강에서 8강전까지 A선수와 대결했던 상대 선수들은 무자격 선수에 패하는 등 대회 결과 전체가 엉망이 됐다. 협회장기대회는 주니어국가대표 선발이나 진학에 필요한 경기 실적 포인트 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국내 최고대회다.
협회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의혹투성이다. 협회는 지난 5월쯤 민원을 접수한 대한체육회의 통보를 받고 해당건을 인지했고, 특별운영회의를 열어 이 위원장에 대해 '다가오는 전국체전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사건이 발생한 지 1개월이 지나도록 협회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변에서는 일제히 의문을 제기한다. 당시 2~3일 뒤 대회 현장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선수도 아는 기본 규정을 베테랑 상임심판 출신인 이 위원장이 놓쳤다는 협회의 해명은 알고도 '쉬쉬'했거나 현장에서 귀를 닫고 있었다는 의미다.
게다가 징계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규정이 있는 데도, 규정에도 없는 특별회의를 열어 구렁이 담 넘어가듯 경징계를 내린 사실에 대해서도 '제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협회는 "심판위원장이 교체된 후 처음 치른 전국대회여서 그런지 경험 미숙이었다.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고, 이 위원장 본인도 과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2월 심판위원회 등 각종 분과위원회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후 협회가 위원회를 쥐락펴락하며 독단적인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 관계자는 "각종 대회를 수십년간 치러봤지만 심판이 먼저 스코어를 임의로 처리하고, 기본 규정을 누락하고도 경미한 실수인 양 처리하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가장 비중있는 대회에서 무자격 선수가 상까지 받도록 했으니 중대한 행정 부실뿐 아니라 협회가 승부조작을 한 결과가 되지 않았느냐"고 성토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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