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끝까지 간다 '비공식작전' 김성훈 감독
1986년 외교관 피랍 실제 사건 액션영화로
"전작에서 보여준 적 없는 액션 선보였다"
"액션과 유머로 메시지 편하게 전달 목표"
코로나 속 모로코에서만 4개월 가량 촬영
"이번 여름 개봉 영화 모두 같이 잘 되길"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시나리오 원안을 열 페이지 정도 읽고 나서 제가 이 영화를 하겠구나, 했어요. 제가 그동안 해왔던 것과 함께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김성훈(52) 감독은 2018년 체코행(行) 비행기 안에서 영화 '비공식작전'(8월2일 공개) 시나리오 원안을 읽었다. 넷플릭스 영화 '킹덤:아신전'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제작사에서 건네준 시나리오를 별다른 생각 없이 봤다고 했다. "비행기 안에서 뭘 읽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김 감독은 영화 초반부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우리나라 외교관이 납치되고 나서 20개월 뒤 그가 살아있다는 걸 확인되는 대목까지만 보고 이걸 영화로 만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 작품의 하우(How)와 왓(What)이 궁금해졌다"고 표현했다.
'하우'는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분. 김 감독은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을 통해 서스펜스와 유머를 능숙하게 다루며 호평받았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강렬한 액션을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은 '왓'에 대한 것. 납치됐던 외교관을 구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든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 일을 해낸 소(小)영웅의 임무 수행 과정을 그려보고 싶었다. "이 두 가지를 통해서 관객에게 쾌감을 줄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비공식작전'은 김 감독이 말한 그대로다. 이 작품엔 베이루트의 이국적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국영화에 전례 없는 액션 장면과 함께 납치된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베이루트로 간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그곳에서 만난 택시기사 판수(주지훈)가 겪게 되는 우여곡절이 경쾌하면서도 진중하게 담겨 있다.
이 영화는 1986년에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이 모티브가 됐다. 다만 확인된 사실은 외교관이 납치됐다가 생존했다는 게 뒤늦게 확인됐고 구출 작전을 성공시켰다는 것 뿐 세부적인 내용은 모두 기밀 사항이다. 김 감독은 이 스토리에 있는 큰 구멍을 상상력으로 메꿨다. 흙수저 외교관 민준, 베이루트 내 유일한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 협상금을 둘러싼 쫓고 쫓기는 추격전 등이 그것이다. "납치됐다가 생환한 외교관이 살아계시기 때문에 그분이 그곳에서 당한 고통을 영화에 담으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저희 영화는 구출 작전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죠."
'비공식작전'은 총과 차가 뒤엉키는 대규모 액션 장면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특히 후반부 약 18분 간 펼쳐지는 카체이스는 이전에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스케일이 크고 화려하다. 총 120회차 가량 촬영한 이 영화는 그 중 70회차 정도를 모로코에서 4개월 넘게 찍었다. 또 그중 21회차를 이 자동차 추격전에 할애했다. 판수가 모는 택시가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을 찍을 땐 벤츠W123 차량만 4대가 박살났다. 김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이처럼 오락적 요소에 공을 들인 건 생사 기로에 선 사람을 구한다는 진지해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관객이 조금은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 이야기가의 가치가 관객에게 가장 잘 전달되려면 액션과 유머가 필요하다고 본 겁니다."
많은 관객이 이 영화에 기대하는 또 한 가지는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의 연기 호흡이다. 상대 배우와 연기 호흡이 유독 좋고, 대사 리듬이 뛰어난 두 배우는 기대에 걸맞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자칫 영화가 무거워질 수 있는 흐름에서 등장하는 하정우·주지훈의 능청은 '비공식작전'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김 감독은 '터널'에서 호흡을 맞춘 하정우 뿐만 아니라 주지훈 역시 더할 나위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두 배우는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들을 더 확장해주는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두 배우는 제 아내만큼 저를 잘 아는 것 같아요. 제 마음을 어떻게 알고 제가 요구하지 않은 것까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너무 뻔한 이야기이지만,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만들어도 두 배우와 함께할 거예요. 이 두 배우가 최적이니까요."
'비공식작전'은 민준과 판수가 베이루트에서 겪는 역경 못지 않게 힘든 과정 속에서 완성된 작품이다. 코로나 사태로 촬영 직전에 모로코 국경이 폐쇄되는 일을 두 번이나 겪었다. 선발대를 모로코에 보낸 상태에서 김 감독이 출국하기 일주일을 앞두고 모로코 공항이 셧다운 됐다. 1년 6개월 걸친 기다림 끝에 다시 모로코로 향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이번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또 한 번 공항이 닫혔다.
"그땐 정말 눈물 날 것 같았어요. 이 영화를 위해 몇 년을 준비했는데요. 제가 만든 영화 중에 가장 준비를 많이 했고, 가장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웃음) 다행이 두 번째 셧다운 6주 뒤에 모로코 정부에서 입국을 허락해줬어요. 파리에서 전세기를 타고 들어갔죠. 다행스럽게도 모로코 현지에선 큰 문제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온갖 어려움을 딛고 완성된 '비공식작전'은 또 한 번 산을 넘어야 한다. 올해 여름 방학 시즌은 한국영화만 6편이 몰리면서 역대 가장 치열한 흥행 경쟁이 예고돼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관객이 급감하면서 어떤 작품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복합적인 감정"이라고 했다. "흥분되고 설레고 기쁩니다. 정말 긴장되고 떨리기도 해요. 현실과 꿈은 다른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꿈 못지 않게 현실이라는 것도 예측할 수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전 현실보다 꿈을 지향해요. 저희 영화 포함해서 6편 다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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