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징어회네요"…동해안 오징어 품귀현상에 '러시아 원정'까지

윤왕근 기자 2023. 7. 20. 06: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징어회에 간단히 한잔 하려고 왔는데."

기후변화와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이 오징어 품귀현상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피서철이 시작된 동해안은 관광객과 어민, 상인 모두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이 같은 어획량 감소에 따라 음식 가격도 급등해 동해안 식당가에서는 오징어회를 아예 제공하지 못하는 집도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오징어 품귀 현상에 동해안 상인들은 '오징어 구하기' 총력전에 돌입했지만 이미 '금(金)징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어획량 전년대비 43%, 평년보단 60% 줄어
횟집들 많이 잡히는 서해안에 전화…러시아 출어도 '기대안해'
본격 피서철이 시작된 가운데 속초지역 대표 포장마차촌인 오징어난전이 오징어 품귀현상으로 썰렁한 모습이다.2023.7.19/뉴스1

(강릉·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오징어회에 간단히 한잔 하려고 왔는데."

강원 동해안의 대표 어종이었던 오징어.

20~30년 전만 해도 동해 묵호항이나 강릉 주문진, 속초 등지에선 오징어가 바닥에 굴러다녔다고 할 정도로 흔하디 흔한 어종이었지만 최근 자취를 싹 감췄다.

기후변화와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이 오징어 품귀현상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피서철이 시작된 동해안은 관광객과 어민, 상인 모두가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국립수산과학원 주간 어황정보에 따르면 지난주(2~8일) 동해안 오징어채낚기 어획량은 26.2톤으로 전년 대비 43%, 평년과 비교했을 땐 무려 59.9%가 줄어든 수준이다.

이 같은 어획량 감소에 따라 음식 가격도 급등해 동해안 식당가에서는 오징어회를 아예 제공하지 못하는 집도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서철을 맞아 활기로 가득했어야 할 속초지역 대표적인 포장마차촌 '오징어 난전'도 썰렁한 분위기다.

지난주 기준 오징어 난전에서 판매되는 오징어는 마리당 2만원 선으로, 보통 2마리를 손질해 나오는 한접시 가격은 4만원이다.

김민찬씨(37·서울)는 "오징어가 귀하다는 뉴스를 보긴 했지만, 사실 오징어를 이 정도 가격에 먹기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강릉 주문진항 오징어 자료사진.(뉴스1 DB)

이 같은 오징어 품귀 현상에 동해안 상인들은 '오징어 구하기' 총력전에 돌입했지만 이미 '금(金)징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주 강릉시수협에서는 오징어 20마리가 33만원 선에 위판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에 동해안 식당 상인들은 오징어를 구하기 위해 충남 태안 등 서해안 직판장까지 연락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막막한 것은 채낚기 조업을 하는 어민들이다.

이들 채낚기 어민들은 오징어 품귀 현상에 최근 1~2개월 간 어획량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윤국진 강원도연안채낚기 복합연합회장은 "5월 1일부터 6월 20일까지 어획량이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며 "같은 기간 생산가가 대당 1000만원이 안돼 기름값 등을 제외하면 마이너스인 상태라 움직일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 피서철이 시작된 가운데 속초지역 대표 포장마차촌인 오징어난전이 오징어 품귀현상으로 썰렁한 모습이다.2023.7.19/뉴스1

이 같은 상황에 어민들은 러시아 해역까지 나가 '오징어 게임'에 나설 참이다.

실제 20일부터 동해안 채낚기 어선 20척이 러시아 연해주 해역으로 출어에 나선다. 목표치는 850여톤. 그러나 러시아까지 가서 어획량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윤국진 회장은 "원래 러시아 연해주 해역에 오징어가 많이 잡히면 이미 중국어선 수백, 수천척이 점령한다"며 "들어보니 현재 러시아 해역에 중국어선이 몇십척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오징어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7월 피서철이나 방학철에는 원래 오징어가 귀하지만, 이 정도인 경우는 생전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