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대도시 극한호우’ 일상 된다

김기범 기자 2023. 7. 20. 0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일 공동연구진 연구 결과
온실가스 지금처럼 배출하면
세기말 중위도 위치 도시 중심
시간당 30㎜ 이상 비 3배 급증

현재 추세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지구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대도시에서는 ‘시간당 30㎜ 이상’의 폭우가 지금보다 3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의 도시 침수 방지대책만으로는 적응하기 힘든 강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의미다.

19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와 일본 쓰쿠바대 등 공동연구진이 각각 지난해 4월과 10월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와 ‘JGR 대기(JGR Atmospheres)’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기후변화로 인해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점점 더 극심한 강수 현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열대지방보다는 한반도처럼 중위도에 있는 대도시들의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링으로 중위도 지역 일본 도쿄, 열대 지역 싱가포르의 금세기말 예상 강수량과 빈도 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두 지역 모두에서 1시간당 30㎜가 넘는 ‘극한강수’가 빈번해지고, 강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미래’에 지난해 4월 실린 논문을 보면 대표농도경로(RCP8.5) 시나리오를 가정해 기존 강수량과 미래 기온, 습도 변화 예상치 등을 통해 모델링한 결과 싱가포르에선 시간당 30㎜ 이상 강수가 2005~2014년에 비해 이번 세기말(2080~2099년)에는 약 50%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 감축 정도에 따른 기후변화를 예상한 시나리오 가운데 RCP8.5는 인류가 온실가스 저감 노력 없이 현재처럼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를 의미한다.

한국 기상청은 보통 시간당 강수량이 30㎜가 넘으면 ‘매우 강한 비’로 부른다. 하수구·배수구에 역류 현상이 생기고, 도로가 물에 잠기며 산사태 위험도 커진다.

이 같은 극한강수의 증가는 중위도이자 한반도와도 인접한 도쿄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JGR 대기’에 지난 10월 실린 논문을 보면 도쿄 지역은 RCP8.5 시나리오에서 약한 강도의 비는 줄어드는 반면 시간당 30㎜ 이상 비는 20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감축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RCP4.5 시나리오에서도 증가폭은 100%에 달해 시간당 30㎜ 이상 비가 내릴 가능성은 2배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대도시 강수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로 밀집된 건물을 들었다. 도시의 열섬 현상은 지역의 공기 흐름을 변화시키고, 인근 수역에서 습한 공기를 끌어들여 강수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극한강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뉴노멀’(새로운 일상·기준)이라 부르면서 “ ‘(극한강수 같은) 극단적 사건들이 더 극단적으로 될 것’이라는 패러다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