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대도시 극한호우’ 일상 된다
미·일 공동연구진 연구 결과
온실가스 지금처럼 배출하면
세기말 중위도 위치 도시 중심
시간당 30㎜ 이상 비 3배 급증
현재 추세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지구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대도시에서는 ‘시간당 30㎜ 이상’의 폭우가 지금보다 3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의 도시 침수 방지대책만으로는 적응하기 힘든 강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의미다.
19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와 일본 쓰쿠바대 등 공동연구진이 각각 지난해 4월과 10월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와 ‘JGR 대기(JGR Atmospheres)’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기후변화로 인해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점점 더 극심한 강수 현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열대지방보다는 한반도처럼 중위도에 있는 대도시들의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링으로 중위도 지역 일본 도쿄, 열대 지역 싱가포르의 금세기말 예상 강수량과 빈도 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두 지역 모두에서 1시간당 30㎜가 넘는 ‘극한강수’가 빈번해지고, 강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미래’에 지난해 4월 실린 논문을 보면 대표농도경로(RCP8.5) 시나리오를 가정해 기존 강수량과 미래 기온, 습도 변화 예상치 등을 통해 모델링한 결과 싱가포르에선 시간당 30㎜ 이상 강수가 2005~2014년에 비해 이번 세기말(2080~2099년)에는 약 50%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 감축 정도에 따른 기후변화를 예상한 시나리오 가운데 RCP8.5는 인류가 온실가스 저감 노력 없이 현재처럼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를 의미한다.
한국 기상청은 보통 시간당 강수량이 30㎜가 넘으면 ‘매우 강한 비’로 부른다. 하수구·배수구에 역류 현상이 생기고, 도로가 물에 잠기며 산사태 위험도 커진다.
이 같은 극한강수의 증가는 중위도이자 한반도와도 인접한 도쿄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JGR 대기’에 지난 10월 실린 논문을 보면 도쿄 지역은 RCP8.5 시나리오에서 약한 강도의 비는 줄어드는 반면 시간당 30㎜ 이상 비는 20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감축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RCP4.5 시나리오에서도 증가폭은 100%에 달해 시간당 30㎜ 이상 비가 내릴 가능성은 2배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대도시 강수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로 밀집된 건물을 들었다. 도시의 열섬 현상은 지역의 공기 흐름을 변화시키고, 인근 수역에서 습한 공기를 끌어들여 강수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극한강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뉴노멀’(새로운 일상·기준)이라 부르면서 “ ‘(극한강수 같은) 극단적 사건들이 더 극단적으로 될 것’이라는 패러다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