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패싱’ 감독 선임 & ‘민심 패싱’ 사면 & ‘규정 패싱’ 선수 선발…KFA, 패싱 시리즈는 계속 [사커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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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의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다.
'규정 패싱'의 결과다.
올해 초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독일)의 선임 과정에선 '절차'가 무시됐다.
K리그 전·현직 감독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뒤늦게 선임 통보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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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9월 열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AG) 최종 엔트리가 직격탄을 맞았다. ‘규정 패싱’의 결과다. 협회는 18일 ‘AG 황선홍호’에 승선한 수비수 이상민(성남FC)의 명단 제외를 결정했다. K리그2 충남아산 소속이던 2020년 5월 음주운전을 해 그해 8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5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논란이 됐다.
협회는 2021년 5월 자신들이 추가한 규정도 몰랐다. ‘음주운전으로 500만 원 이상 벌금을 선고받고, 형 확정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는 국가대표 운영 규정(제17조)이다. 올해 8월까지는 태극마크를 달 수 없는 이상민은 ‘황선홍호’에 꾸준히 뽑혔다. 2021년 10월부터 23세(현 24세) 이하 대표팀 6경기를 소화했다.
게다가 수습할 시간도 충분했다.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14일부터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명단 제출이 이뤄진 15일까지다. 최종 엔트리 공개 후 여론이 들끓었을 때 빨리 결단했다면 대안을 찾을 수 있었으나 시간만 허비했다. 사태 파악을 위해 협회가 선수측에 음주운전 관련 서류를 요청한 것은 17일이었다.
AG 대회 규정은 의학적 문제(부상)가 있는 경우에만 명단 교체를 허용한다. 이대로라면 21명만으로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최대 7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선수의 잘못을 알고 뽑은 황 감독의 무지함, 잘못된 결정을 막지 않은 협회의 무책임 행정이 사태를 키웠다.
협회의 ‘패싱’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올해 초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독일)의 선임 과정에선 ‘절차’가 무시됐다.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독일)은 협회 내 누군가와만 소통하며 후보 선정과 압축, 면접을 진행해 질타를 받았다. K리그 전·현직 감독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뒤늦게 선임 통보만 받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을 선임할 당시 수백편의 경기 영상과 각종 리포트를 확인하며 후보군을 줄이고 모든 접촉 과정까지 공유한 5년 전과는 전혀 달랐다.
‘패싱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는 3월 K리그 승부조작 가담자들에 대한 사면 추진이었다. 폭력 등 기타 전과를 가진 축구인들도 사면 리스트 100명에 포함됐으나, 핵심은 절반에 달했던 승부조작 연루자들이었다. 이사회를 거쳤으나 요식행위였다. 애초 협회 수뇌부는 사면을 결정한 상태였다. 심지어 A매치 킥오프를 1시간 앞둔 시점에 기습적으로 공지하는 꼼수까지 부려 비판의 수위가 더 높아졌다.
뒤늦게 사면 철회를 결정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한국축구의 근간을 뒤흔든 사태를 지금도 용서하지 않는 ‘민심’을 외면한 결과는 큰 폭의 집행부 교체였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때 합류한 인사들도 ‘AG 황선홍호’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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