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폭주 더해 실적까지 '암울'…대장주서 밀려나는 바이오株

양지윤 2023. 7.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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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상위 양분 구도서 2차전지로 쏠림현상 심화
2차전지, 일 년새 코스닥 시총 비중 20%대로 ↑
바이오, 성장성·실적 불확실성에 첩첩산중
"코스닥 대장주 바이오서 2차전지로 굳어질 가능성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에코프로 형제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지속하며 코스닥 대장주인 바이오 업종의 입지는 쪼그라들고 있다. 게다가 2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까지 예상되자 하반기에도 수주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2차전지주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더 멀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총 1·2위 2차전지株 점령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3만5000원(10.74%) 급등한 3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에코프로비엠(247540) 시가총액은 35조3063억원을 기록하며 이달 초(25조7706억원) 대비 9조5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기아(000270)(34조5758억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전날 주당 100만원을 훌쩍 넘어 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086520)(29조7431억원)와 엘앤에프(066970)(10조1109억원) 등 3사 시가총액을 합치면 75조1603억원에 달한다.

한때 에코프로비엠과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뤘던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10조5090억원을 기록하며 시총 4위 앨엔에프에 추격당할 처지에 놓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그룹 창업주 서정진 회장이 2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며 올 초 8조원대까지 추락한 시총이 12조원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가 내림세를 타면서 10조원대로 내려앉았다. 3월 하순 시총이 3조6000억원에 달했던 셀트리온제약(068760) 역시 3조2000억원대에 턱걸이하고 있다.

최근 에코프로를 선봉장으로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시장 주도권이 2차전지주로 기울고 있다. 코스닥 시총 1, 2위 자리를 모두 2차전지 종목이 독식하며 연초 바이오 종목과 양분했던 구도가 깨진 것이다. 코스닥 내 시가총액 비중도 뒤바뀔 조짐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바이오, 2차전지 업종이 코스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5%, 20.4%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바이오와 2차전지 비중은 각각 26.1%, 10%로 큰 차이를 보였으나 1년 새 0.1%포인트(p) 수준까지 좁혀지며 대장주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바이오株, 실적 기대도 낮아져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 매력이 낮은 요인은 지속 가능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데다가 높은 밸류에이션 지표에 대한 부담감, 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주의 대장주 사수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휴젤 등 주요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어 주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 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04억원, 563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5%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SK증권은 10만원에서 9만4000원으로 내렸다.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13일 계열사 합병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며 주가가 반등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미국에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의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를 고려해 목표가 조정에 나섰다. 휴젤 역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31억원으로, 한 달 새 5% 가까이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발 호재, 기술적 주가 모멘텀, 코스닥 내 수급 쏠림 등에 힘입어 코스닥 내 2차전지주의 시총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그간 대장주 역할은 바이오 업종이 담당했으나 현재는 2차전지 업종이 이를 추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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