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개발계획 실효성 없어"… 사업시행자에 인센티브 요구

정영희 기자 2023. 7. 20.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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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0년대 초반 도입한 녹색도시개발계획 제도가 실효성을 갖지 못하고 형식적으로만 남은 가운데,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도시개발사업 관련 제도가 확대·강화되면서 녹색도시개발계획과 타 제도 간 중복성과 차별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2010년 이후 시행된 환경영향평가서 중 '도시개발'에 속하는 209개 표본에서 96건의 사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간 다양한 제도적 수단이 마련된 한편 관련 규정이 지속적으로 강화됐으나 도시개발사업의 온실가스 배출 예측치는 감축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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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국토정책Brief 제924호'에 실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도시개발사업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도입된 녹색도시개발계획의 시행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계획과 내용이 중복되는 타 제도를 개선하고 사업시행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사진=뉴시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0년대 초반 도입한 녹색도시개발계획 제도가 실효성을 갖지 못하고 형식적으로만 남은 가운데,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도시개발사업 관련 제도가 확대·강화되면서 녹색도시개발계획과 타 제도 간 중복성과 차별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녹색도시개발계획의 규제적 기능을 강화하거나 녹색도시개발계획만을 유일한 지침으로 한정하고 타 제도를 연계하는 등의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0일 국토연구원은 '국토정책 브리프 제924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국토연구원이 2010년 이후 시행된 환경영향평가서 중 '도시개발'에 속하는 209개 표본에서 96건의 사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간 다양한 제도적 수단이 마련된 한편 관련 규정이 지속적으로 강화됐으나 도시개발사업의 온실가스 배출 예측치는 감축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도시개발구역 내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도입된 '녹색도시개발계획 제도'는 지침과 평가기준을 수립했으나 실효성이 미흡해 개선방향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행 평가항목 기준의 문제점으로 인해 형식적 수준의 부실한 문서계획이 수립되고 있었으며 제도 운영 기반이나 인센티브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녹색도시개발계획 기준은 환경영향평가 시 포함해야 하는 온실가스 저감방안·근린 단위 녹색건축인증 평가항목과 많은 부분이 중복된다는 점이 발견됐다. 도시개발사업 수행 시 녹색도시개발계획과 환경영향평가, 기후변화영향평가는 모두 온실가스 감축을 촉진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운영 상에는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안예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도시개발사업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기여하고 도시의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상위 도시계획과의 정합성을 제고하도록 녹색도시개발계획을 활용해야 한다"며 "수단별 감축효과를 체계적으로 비교·검토해 녹색도시개발계획 평가체계 개선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수단 우선순위는 탄소감축 효과 비교를 통해 도출할 수 있다. 예컨대 전기자전거 한 대의 탄소감축 효과(13.8kgCO₂eq/대)는 활엽수종 가로수 한 그루(수령 30년 기준 10.1kgCO₂eq/그루)의 탄소흡수 효과보다 크다. 개발사업의 맥락에 따라 각 수단의 소요비용이 다르며 실질적인 활용률 등에 편차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평가체계 개선 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으로는 도시개발사업 상위 목표에 연결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온실가스 감축형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업시행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구조적인 개선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 부연구위원은 "도시개발사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평가·인증이 탄소상쇄사업으로 이어지도록 현행 배출권 거래제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감축목표에 직접 기여하도록 지자체 간 거래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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