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양평 '김건희 라인', 원희룡 취임날 첫 보고 뒤 15차례 회의
양서면 종점 유지하다가 尹 취임 후 종점 '급선회' 의혹
정부-업체, '김건희 라인' 관련해 16차례 회의 열어
원 장관 주장한 '5월19일' 아닌 16일에 용역사 보고 이뤄져
민주당 "회의자료, 부지 편입 가능성 면밀히 검토해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졌던 서울-양평고속도로 대안노선안(案)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날인 2022년 5월 16일에 첫 내부보고가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토부 산하 한국도로공사와 용역업체간 회의를 시작으로 정부와 용역업체는 대안노선안이 공개된 2023년 5월 8일까지 최소 16차례 긴급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업체, 지난해 5월16일 '김건희 라인' 보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원희룡 장관 취임에 맞춰 김 여사 일가에 대한 수혜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조7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을 지난해 3월 29일 용역업체와 계약한지 한 달 반 만에 노선을 대폭 수정하는 게 부자연스럽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상 엔지니어링 업체에 따르면, 이 정도 규모의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원이 6개월 넘게 달라붙어서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보고에 참여했던 동해·경동 두 업체는 지난해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직후 정부와 타당성 평가 계약을 체결한 곳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국토부가 '제2차 고속도로건설 5개년 계획'을 발표할 때까지도 원안(原案)인 양서면 종점안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었다.
尹 취임 후 16차례 회의…野 "회의자료 검증 필요"
정부와 용역업체는 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강상면을 종점안으로 하는 대안노선 관련 논의를 최소 16차례나 연 것으로 파악됐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한국도로공사 출장계획 보고'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5월 16일부터 대안노선을 공개한 지난 5월 8일까지 모두 16차례 대책회의를 열었다. 출장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회의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주로 타당성 평가의 주요사항을 검토하고, 대안노선 및 교통분석 자료를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의 장소도 다양했다. 16차례 회의 중 11번은 국토부 세종청사, 2번은 서울 수서역에서 열렸고, 서울국토청, 도로공사, 서울역 인근 회의실에서도 각각 1번씩 진행됐다. 지난해 5월과 7월에는 '최적노선 선정을 위한 현장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16차례나 긴급하게 진행된 회의 내용이 국토부장관에게 보고가 안 됐을 리가 없다"며 "회의자료와 보고서 검증을 통해 노선 변경 과정에서 종점을 변경한 사유와 부지 편입 가능성 등이 논의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에서만) 100개의 사업이 돌아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 일일이 보고하면 정말 일을 할 수가 없다. 착수 보고 때도 담당계장이 담당했다"라면서 "실무자 선에서 보고가 이뤄졌다"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또 용역업체의 첫 보고가 원 장관이 주장했던 2022년 5월 19일이 아닌 5월 16일에 있었다는 사실과 관련해 "국토부에 (착수보고가) 오기 전에 도로공사에서 한 번 (보고를) 받았는데 그게 5월 16일이다. 저희가 19일로 말씀드렸는데, 도로공사에서 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에 '2022년 5월 19일 용역업체가 도로공사에 보고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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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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