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의 쌀 대신 '친환경'…LG화학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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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에 위치한 LG화학의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
그런 NCC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은 범용 화학제품들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업황까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NCC 2공장의 가동을 아예 중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이 범용 화학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천명한 이후 NCC 2공장 매각설도 나오고 있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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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에 위치한 LG화학의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 에틸렌만 연 80만톤 생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2021년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가동을 멈춘 상태다. 지난 4월 시작된 정기보수가 최근 끝났음에도 공장은 돌아가지 않고 있다.
NCC를 통해 만들어지는 에틸렌은 플라스틱, 비닐, 합성고무, 건축자재 등의 기초 원료 물질이어서 '화학산업의 쌀'로 불린다. 그런 NCC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은 범용 화학제품들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차이)는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밑돈지 오래다. 지난 5월은 256달러, 6월은 244달러에 그쳤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업황까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NCC 2공장의 가동을 아예 중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값싼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 풍부한 원유량을 앞세운 중동 업체들의 공세 속에 국내 범용 화학 산업이 설길을 잃고 있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 사례로 손꼽힌다.
LG화학이 범용 화학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천명한 이후 NCC 2공장 매각설도 나오고 있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팔고 싶어도 팔수가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범용 화학 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바닥에 떨어져서 대규모 공장을 사겠다는 업체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LG화학은 열분해유 증설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비닐을 끓여 일종의 '원유' 상태로 되돌리는 친환경 소재 사업이다. 원유를 정제해 만든 나프타에 비해 2.5배 정도 비싸고, 각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 강화로 글로벌 수요도 해마다 19%씩 늘 것으로 보여 차세대 유망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범용 사업 대신 고부가가치 신소재에 힘을 주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읽힌다.
실제 LG화학은 친환경 소재를 배터리 소재, 혁신 신약과 함께 3대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의 경우 매출을 지난해 1조9000억원에서 2030년 8조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차원에서 가장 힘을 주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의 경우 매출을 4조7000억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린다. 이를 바탕으로 3대 신성장 동력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21%(6조6000억원)에서 2030년 57%(40조원)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업그레이드하는 셈이다.
최근 투자계획에서도 이같은 비전을 엿볼 수 있다. LG화학은 최근 투자자금 조달 목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를 이용해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했는데, 모두 3대 신성장 동력을 위한 것이었다. 여기서 약 1조2000억원은 양극재 등 원료구매에, 7300억원은 전지재료 시설에, 6700억원은 친환경 및 신약 시설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진한 범용 사업 대신 미래에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신소재에 힘을 주는 건 화학 업계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모습이다. LG화학처럼 열분해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SK지오센트릭의 경우 LG화학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길을 이미 걸었다. 1972년 설립한 국내 1호 NCC로, 회사의 상징과도 같은 울산 NCC의 가동을 멈추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에 올인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울산 NCC의 경우 현재 가동을 멈춘 상태 그대로 있다"고 언급했다. 이 회사는 대신 1조7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 울산 ARC를 2025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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