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첫 AI 논의… 美 의회는 “중국 AI 무기화 위험”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7.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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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 협의체 제안에 中·러 반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관련 회의를 열고 AI의 위험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AI를 규제하기 위한 국제적 협의체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중국이 반대하면서 의견은 엇갈렸다. 유엔은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AI 협의체 신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18일(현지 시각) 안보리는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AI를 주제로 한 첫 공개회의를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하고 미국의 AI 기업 ‘앤트로픽’의 잭 클라크 공동창업자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각국 대표단이 참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에 대해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인쇄된 책이 유럽 전역에 보급되기까지는 50년이 걸린 반면, (생성형 AI인) 챗GPT는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는데 2달이 채 안 걸렸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은 확산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 국제사회의 대처가 시급하단 뜻이다. 앤트로픽 설립자 클라크는 “(AI 발전 상황을 보면) 지금 우리는 연소의 원리도 모르는 상태로 엔진을 개발하는 상태와 다름없다”며 “AI의 오용 가능성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평화와 안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AI 규제를 위한 국제 협의체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제임스 클레버리 외무장관은 “AI엔 국경이 없기 때문에 국제적인 거버넌스(통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구테흐스 총장도 AI 규제 협의체 창설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러시아의 드미트리 폴리얀스키 유엔 제1차석 대사는 “AI를 감독하는 기관의 창설이나 AI에 관한 규칙의 일방적인 적용은 용인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장준 주(駐)유엔 중국 대사도 “몇몇 선진국이 기술적인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배타적 틀을 만드는 것은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같은 날 미 수도 워싱턴DC의 연방하원에선 AI의 군사적 활용과 그 위험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특히 중국의 AI 무기화를 우려했다.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가 ‘전장에서의 AI 기술’이란 주제로 진행한 청문회에서 공화당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은 AI를 무기화해 세계 민주주의를 위협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중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억압적인 감시 체제를 구현하는 데 AI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로 칸나 의원은 “중국이 전체 군 예산 중 AI 기술에 투자하는 비중이 미국의 10배에 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효과적인 안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미국이 앞으로 AI 기술 우위를 어떻게 유지하고 주도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군사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 인민해방군은 전체 국방 예산 1780억달러(약 225조7000억원) 중 AI 기술 개발에 약 1%(약 16억달러)를 투자한 반면, 미국은 전체 예산(6930억달러)의 0.1%(약 8억달러) 정도만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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