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난입 선동 기소 임박… “앞선 2건과 차원 달라”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3. 7.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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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미국 뉴욕주 검찰과 연방검찰에 의해 잇달아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 번째 기소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한 2020년 11월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그의 지지층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상 초유의 사건을 선동했다는 혐의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사 대상으로 통보받은 사건은 2020년 11월 대선 패배 이후 이듬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까지 77일간 이뤄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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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조작-기밀 반출 이어 3번째
트럼프 두둔했던 공화 대선주자들
대선불복 혐의엔 거리두기 나서
트럼프 “선거개입 마녀사냥” 반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캠프 자원봉사자들과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를 방문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잭 스미스 특별검사로부터 수사 대상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더래피즈=AP 뉴시스
올 들어 미국 뉴욕주 검찰과 연방검찰에 의해 잇달아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 번째 기소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한 2020년 11월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그의 지지층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상 초유의 사건을 선동했다는 혐의에 따른 것이다. 실제 기소가 이뤄지면 그는 세 건의 형사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의 형사 기소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에도 앞선 두 건의 기소로 지지층 결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번에도 추가 기소 가능성을 스스로 공개하며 모금에 나섰고 내년 대선에도 별 타격이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뉴욕주 검찰의 기소는 집권 전 성추문 관련 문서 조작 혐의로, 연방검찰의 첫 기소는 퇴임 당시 기밀문건 불법 반출 혐의로 각각 이뤄졌다. 반면 이번 의사당 난입 관여 혐의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측면에서 앞선 두 건의 기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태의 향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빠르면 20일 세 번째 기소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조 바이든 법무부의 미친(deranged)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가 16일 밤 내가 1·6 의회 난입 사태의 수사 대상이라는 편지를 보냈다”면서 “이 마녀 사냥은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사 대상으로 통보받은 사건은 2020년 11월 대선 패배 이후 이듬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까지 77일간 이뤄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된 것이다.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통보한 4일의 보고 기간 후 표결을 통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빠르면 20일 세 번째 기소가 결정될 수 있다.

스미스 특검은 정확한 혐의 등에 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는 올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밀문건 유출 등으로 기소한 뒤 대선 뒤집기 시도 수사에 주력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고문도 소환했다.

특히 법무부는 ‘코코넛’이란 암호명의 특별수사팀을 꾸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 당시 측근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집중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의사집행 방해, 행정부에 대한 사취 공모 혐의 등으로 기소될 것으로 봤다.

● 트럼프는 선거자금 모금 열중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가 기소 위험에도 아랑곳 않고 유세를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18일 내년 초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첫 관문인 중부 아이오와주에서 유세를 강행했다.

지지자에게는 이메일로 “미국을 독재자에게 넘기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나에게 기부해 달라”고 호소했다. 보수 매체 폭스뉴스 대담에서는 “원래 소환장, 대배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제 전문가가 되고 있다”고 농담했다.

다만 그를 향한 사법 위험의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연방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직후 핵심 경합지인 조지아주, 미시간주 등에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압박했다는 혐의에 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이르면 다음 달 기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시간주는 이날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를 위해 선거인단에 관한 허위 서류를 제출한 전 주 공화당 전국위원장 등 16명을 기소했다.

앞선 두 기소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둔했던 공화당 대선 주자들도 대선 불복 혐의에 관해서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당내 경선의 최대 경쟁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층의 의사당 습격에 더 강하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거리를 뒀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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