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듯 나 아닌… 자연미는 ‘스노우’, 세련미는 ‘라인’
최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인공지능(AI)이 장악하고 있다. 본인 셀카를 몇 장 올리면, AI가 실물보다 예쁘고 세련된 모습의 고화질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 때문이다. 이미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도 2만 건 이상의 AI 프로필 사진이 올라와 있다. 나와 닮았지만 나는 아닌, 가상의 인물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경기도 판교의 IT기업에 다니는 박모(29)씨는 “사진관에서 프로필 사진 5장 찍는 데 20만원을 줬는데, 단돈 몇 천원에 30장이 나오니 훨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며 “최근에 회사 프로필 사진도 AI 프로필로 바꿨다”고 했다.
최근 가장 호응을 얻고 있는 AI 프로필 앱은 4종이다. 네이버 계열사가 만든 ‘스노우’와 ‘라인’, 카카오 계열사가 만든 ‘비 디스커버’, 그리고 스타트업 패러닷의 ‘캐럿’이다. 각 앱마다 올려야 하는 셀카 숫자(1~20장)도, 이미지 생성에 걸리는 시간(1분~24시간)도, 가격(1900~1만원)도, 결과물도 모두 제각각이다. 4종을 직접 써보고 비교해봤다.
◇은은한 느낌은 ‘스노우’, 뚜렷한 이미지는 ‘라인’
AI 프로필 시장의 선두 주자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만든 같은 이름의 앱이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서버 다운’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다. 출시 한 달 만에 이용 건수 150만 건을 돌파했다. 인기 비결은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운 사진을 만들어낸다는 것. 선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으로 ‘내가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나인 듯한 사진’을 내놓는다는 평을 받는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의 옷차림, 머리 스타일이 단조롭다는 것은 단점이다. 제작 시간에 따라 24시간은 3300원, 1시간 내에 빠르게 만들어주는 것은 6600원이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 메신저 앱의 AI사진관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도시적인 인물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색감이 화려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지만 어색하고 과하다는 평도 많다. 1시간 내 제작 가격이 약 1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카카오브레인의 AI 생성 이미지앱 ‘비 디스커버’는 단 1장의 사진만 올리면 1분 만에 판타지 사진 25장을 뚝딱 만들어낸다. 가격도 19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중세 무사, 고대 여왕 같은 재미난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스타트업 패러닷의 캐럿 카메라는 카메라를 덜 닦은 느낌의, 동화적이고 만화 같은 이미지를 구사한다.
◇AI가 얼굴 특징 추출, 비슷한 캐릭터에 대입
AI 프로필은 이용자가 올린 여러 장의 셀카를 AI가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눈, 코, 입, 귀, 이마 등 얼굴 주요 부분을 통해 얼굴의 대략적인 형태를 인식하고 눈 크기나 코 형태 등 얼굴의 특징을 굴곡, 비율 등 수학적인 데이터로 변환해 측정한다. 이후 비슷한 특징을 가진 캐릭터, 아바타에 이용자의 얼굴 데이터를 대입하는 방식으로 AI 프로필을 만들어낸다.
AI가 만들어낸 이 같은 ‘진짜 같은 가짜 이미지’가 유행처럼 퍼지면서 정부도 골머리를 앓고있다. AI 프로필 제작사들은 “메신저 앱의 프로필 사진으로 쓰거나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친구들과 한층 더 즐겁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란 입장이지만, 가짜 AI 사진으로 ‘신분증’을 만드는 등 다양한 사회 문제 역시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행정안전부는 최근 설명 자료를 내고 ‘변형이 가능하거나 본인 확인이 어려운 사진은 신분증 사진에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AI 프로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앱들과 함께 서비스 내에 ‘이 사진은 주민등록증용으로 쓸 수 없다’는 문구를 표출하는 방안을 현재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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