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마케팅은 고객과의 연애다

p&k피부임상센타 전략기획실 상무

3년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유한락스'(㈜유한크로락스) 브랜드매니저인 막내 차장이 출연하면서 해당 브랜드의 소비자에 대한 친절과 사랑이 잘 알려지게 됐다. 당시 회사 홈페이지에 초등학생이 질문을 올렸지만 무시하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문의내용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가설도 세우고 과학적 실험을 통해 답변해준 것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돼 '유퀴즈'까지 출연하게 됐고 이 내용은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된다.

당시 그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까지 답변했을까. 소비자를 애인이라 생각하고 우리가 연애할 때처럼 상대방의 불편함이나 궁금점을 최선을 다해 해결해주려고 대응했기에 이렇게 큰 화제가 됐고 비싼 광고로도 얻기 힘든 긍정적 브랜드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케팅과 사랑은 표면적으로는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는데 모두 커뮤니케이션, 연결 및 지속적 유대에 관한 것이다. 연애 초기에는 자신을 빠르게 상대방에게 어필하기 위해 장점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우선 상대방이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와 무엇이 감동을 주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즉, 누군가와 썸을 타기 시작한다면 본인의 모든 자질, 희망, 꿈 등을 즉시 퍼붓는 것이 아니다. 대신 시간을 들여 상대방의 선호도와 관심사를 이해해야 한다. 상대방의 이해 정도와 수준에 맞춰 자신을 조금씩 보여줘야 한다. 즉, 장기적으로 깊은 관계로 가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성공적인 구애기간이 지났다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사랑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시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해당 제품이 '타깃 고객'에게 매력적이고 소비자의 요구에 적합해야 하기 때문에 이해, 공감 및 신중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또한 한 번 구매한 고객의 참여도와 충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마케팅에서 로열티 프로그램, 고객 피드백, 끊임없는 서비스 개선과 같은 고객유지 전략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마켓컬리'(㈜컬리)는 고객들의 반응을 경청하는데 탁월하다. ㈜컬리에서는 매주 금요일 김슬아 대표, 임원, 담당 MD가 참석하는 '상품운영위원회'가 열리는데 김슬아 대표부터 모든 참석자가 리뷰를 진지하게 읽으며 고객과 소통한다고 하니 '마켓컬리'의 놀라운 성과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마케팅과 사랑 모두 탄력성과 적응력이 필요하다. 연애과정에서 사람은 변화하고 성장하며 상황도 변하면서 서로의 관계가 조정되고 발전해간다. 이에 잘 적응하고 변화하면 좀 더 발전적이고 성공적인 연애가 가능하다. 마케팅에서도 소비자와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브랜드도 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 시장은 급변하고 고객 선호도도 변하기 때문에 소비자 관점에서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

수많은 의류쇼핑몰 앱 중 독특한 타기팅으로 성장하는 '퀸잇'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통상적으로 쇼핑몰 앱은 1020세대가 대세라고 생각하는데 이 앱은 특이하게도 4050여성을 타기팅했다.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의 공동대표는 30대 남성들인데 그들의 인터뷰를 보면 중년여성들에게 주목했고 그들이 모바일 문화에 익숙하고 여전히 자신을 꾸미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의류쇼핑몰은 1020세대가 주요 타깃일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고 성공했다.

결론적으로 마케팅과 사랑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둘 다 상대방의 니즈를 이해하고 충족시키며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마케팅은 조작적이거나 강압적이지 않고 진정성, 신뢰 및 상호이익이 매우 중요하다

기광국 P&K 피부임상연구센타 전략기획실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