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체포 전력…미 “진상조사·대북 접촉”
[앵커]
한국에서 법을 어기고 본국 송환을 앞두고 있던 주한 미군 장병이 판문점을 통해 자진 월북했습니다.
진상 조사에 착수한 미국은 일단 대북 접촉을 시작했는데, 본격적인 대화라기보다 월북 군인의 안전과 신병 문제에 국한될 거란 관측입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김기현 특파원, 월북한 미군 병사 신원이 공개됐죠?
[기자]
미 육군은 23살 미군 이등병 트래비스 킹이 어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스스로 넘어갔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 미군에 입대한 킹은 주한 미군으로 순환 근무 중이었습니다.
지난해 민간인 폭행 혐의로 기소된 데 더해 경찰차를 부수고 폭언을 해 한국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킹은 당초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송환을 앞두고 있었는데, 인천공항 출국 대신 민간 여행사의 판문점 견학에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견학 도중 갑자기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달려갔고 남측 군인들 추격도 따돌렸다고 합니다.
목격자 증언 들어보시죠.
[사라 레슬리/월북 목격 뉴질랜드 관광객 :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습니다. 월북 상황을 파악한 미군과 한국군이 뒤쫓아 갔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로선 당혹스런 상황일 텐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일단 고의로 감행한 무단 월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위를 둘러싼 진상 조사와 함께 신병 처리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북 접촉도 시작했습니다.
송환을 앞둔 미군이 어떻게 공항을 빠져나와 판문점까지 이동할 수 있었는지는 물론 월북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이유 등이 조사 대상으로 보입니다.
킹 이병은 현재 북한군 당국에 구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 대북 접촉에 나선 미 국방부는 신병 안전이 최우선 고려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로이드 오스틴/미 국방장관 : "걱정스러운 상황은 전적으로 우리 장병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이 문제에 계속 집중할 것입니다."]
[앵커]
일단 북미 접촉이 시작됐다는 건데, 이게 본격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죠?
[기자]
외교를 담당하는 미 국무부는 대북 접촉의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매튜 밀러/미 국무부 대변인 :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미 국방부가 적절한 대북 접촉 등 관련 대응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여기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북미 간 군사적 대치가 심화된 정세와 자진 월북이라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대화 추동력'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는데, 관심의 초점은 역시 '미국인의 안전'에 맞춰진 모양샙니다.
워싱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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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기자 (kim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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