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이 모른 '오송 지하차도 참사'...재난대응체계 총체적 부실
[앵커]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이 제때 보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난 대책을 총지휘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보고조차 받지 못하는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겁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에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이 밀려든 시간은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긴급 상황이 발생했지만, 김영환 충북도지사에게 첫 보고가 된 시간은 한 시간이 지난 오전 9시 44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된 피해 상황이 보고되지 않아 김 지사는 괴산댐 월류가 급하다고 판단하고 오전 10시에 괴산으로 향해 10시 50분 괴산댐을 방문했습니다.
이후 낮 12시 10분쯤 청주로 돌아와 참사현장 인근인 옥산면 침수 농가를 찾았고 오후 1시쯤 사고 현장인 지하차도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충북소방본부는 이미 오전 8시 50분부터 지하차도에서 인명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결국, 김 지사가 오송 지하차도 사고의 심각성을 제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윤홍창/충청북도 대변인 : 8명이 구조됐다고 (10시) 46분에 나오는 바람에 지사님한테 보고된 것은 앞으로도 더 구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거고….]
이범석 청주시장도 늑장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시장이 사고 관련 보고를 받은 것은 한 시간 뒤인 오전 9시 40분쯤.
하지만 이 시장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다른 침수 피해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5시간이 지난 오후 1시 50분쯤 부시장으로부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오송 지하차도로 향했습니다.
결국, 재난관리 총책임자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 한 채 생명을 구할 귀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이 지하차도 침수사고 보고를 제때 받지 못해 재난대응체계에 허점이 있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촬영기자:원인식
그래픽:유영준
YTN 이성우 (gentl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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