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알펜시아 입찰방해’ KH그룹 부사장 구속영장 기각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검찰이 배상윤 KH그룹 회장 지시에 따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방해, 회삿돈 횡령에 관여한 혐의로 KH그룹 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19일 이를 기각했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KH그룹의 자금 총괄부사장인 김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심사)을 진행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그동안 수차례 조사과정에서 사안의 실체파악에 일정부분 협조해 온 피의자의 태도와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 심문 결과 등에 의할 때 현 시점에서 증거 인멸 내지는 도망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이어 “회사의 의사결정구조와 자금집행 임원이라는 피의자의 역할의 기본적 성격, 피의자가 본건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지는 않았던 정황 등을 감안할 때 피의자의 책임 정도에 관해 향후 절차에서 판단의 여지도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지난 17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배임·횡령)과 입찰방해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계열사 자금 4000억원으로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한 뒤 배 회장의 차명업체가 취득하게 해 계열사들에 손해를 끼치고, 들러리 입찰 업체를 내세우거나 강원도 측에서 사전에 전달받은 매각 예정가 등 비밀정보를 이용해 입찰 공정성을 해한 혐의를 받는다. 약 650억원의 그룹 자금을 배 회장의 채무 변제, 카드대금 결제 등에 사용한 혐의도 있다. 하지만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수사 동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 회장도 배임·횡령, 입찰방해,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배 회장은 동남아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