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가방에 들어가세요” 환자에게 내린 처방…기록적 폭염 언제까지
“사람이 견딜 수준 넘었다”
온열 환자 속출…북반구 응급실 비상
“팬데믹 이후 이렇게 바쁜 적 없어”
18일(현지시간) 북반구 전역에서 극심한 더위로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페르시안 걸프 국제공항에선 기온이 66.7도까지 올랐다. 이는 사람이 견딜 수 있는 더위의 수준을 넘어선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의 데스밸리는 지난 16일 53.3도를 기록해 세계 신기록에 근접했고, 같은 날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서는 52.2도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곳곳에서 나온 최고기온 신기록은 1만2000건이 넘는다.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남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며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최고기온이 19일 연속 43도를 넘어 기존 최장 기록인 18일을 깼다. 파닉스에서는 최근 폭염으로 12명이 사망했다. 응급실 의사인 프랭크 로베치오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이후 응급실이 이렇게 바쁠 때는 없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의료진은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간 일부 환자에게는 얼음이 들어찬 시신 가방(보디백)에 넣는 임시 처방을 내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더위에 계속 노출되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일사병, 현기증, 실신,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의 기온이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병원들은 온열 질환으로 응급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응급 환자가 20~25% 늘었다. 로마 기온은 이날 41.8도를 기록하며 종전 기록인 작년 6월 40.7도를 경신했다. 시칠리아는 약 41도에 달했고 사르데냐는 최고 45도를 기록했다.
지난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작년 여름 유럽 전역에서 6만1672명의 더위 관련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사망률은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가장 높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가 전세계 폭염을 더 강렬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로 줄어들 때까지 높은 기온과 극한 날씨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상학자들은 WSJ에 “지난달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는데 7월에도 기록적인 기온이 이어진다면 올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며 “이는 기업에 부담을 주고 전력망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큐웨더의 브렛 앤더슨 선임 기상학자는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바다로 습도가 높고, 여러 개의 열돔이 평소보다 더 오랫동안 전세계 온기를 가두고 있으며, 제트 기류로 폭풍이 느리게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가 기후 변화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엘니뇨 현상이 강화된 이후 전세계 해수 온도가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대급 폭염에도 관광객들은 스페인 해변을 찾거나 미국 워싱턴DC의 랜드마크를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심지어 일부 관광객은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데스 밸리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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