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해병 휩쓸려 간 일대, 장갑차도 1시간 못 버틴 급류였다

김명진 기자 2023. 7. 1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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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두 곳 직선거리로 20㎞
작업환경 동일하게 보긴 어렵다”

해병대 1사단 신속기동부대는 18일 경북 예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작업을 위해 한천 일대에 475명, 석관천 일대에 388명, 내성천 하류에 43명을 투입했다. 특히 내성천 일대 작업에는 상륙돌격장갑차(KAAV) 3대까지 동원됐는데, 유속이 빨라 투입된 장갑차는 1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상륙돌격장갑차가 60분을 채 버티지 못한 이 물살 빠른 내성천에, 19일 오전 구명조끼 등 별다른 안전 장구 없이 사실상 맨몸으로 작업에 투입됐던 스무살 해병대원이 실종됐다. 포병대대 소속 A 일병이다.

해병대 1사단 상륙돌격장갑차 KAAV가 18일 오후 경북 문경시 영순면과 예천군 풍양면 경계에 있는 삼강교 주변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 일병은 이날 오전부터 동료 장병들과 대열을 맞춰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었다. 일렬로 4m 정도 거리를 두고 9명씩 짝을 맞추는 등 ‘인간띠’를 만들어 강을 수색했다. 불어난 물에 들어가는 작업이었는데 지급된 장비는 장화뿐이었다.

작업 중 돌연 하천 바닥이 무너졌다. A 일병을 포함해 해병대원 3명이 물에 빠졌다. 다른 해병 2명은 물 밖으로 스스로 헤엄쳐 나왔지만, A 일병은 그러지 못했다. 그는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그대로 강물에 휩쓸려갔다. 사고 12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A 일병은 실종 상태다.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값나가는’ 장갑차는 무슨 사진이나 찍으려고 투입됐는지는 몰라도, 물속에 들어간 지 5분 만에 철수시키고, ‘값싼’ 인간은 구명조끼 하나 입히지도 않고 그냥 강 한가운데로 들이밀고. 군대 잘 돌아간다.”

해병대 1사단은 그러나 “장갑차가 투입됐던 곳은 내성천 회룡포 일대였고, 실종된 A 일병이 수색 작업을 벌였던 장소는 보문교 근방이었다”라고 했다. 직선거리로만 약 20km 넘게 떨어져 있어서, 유속 등 두 곳의 작업 환경을 완전히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군의 해명이다.

군과 소방당국은 19일 밤까지 야간 장비를 투입해 A 일병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적외선 카메라가 부착된 야간드론 1대와 수난사고 등에 투입되는 구조공작차 10대, 조명차와 배연차 기능을 합친 하이브리드형 소방차인 조연차 4대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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