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어깃장에... 태국 ‘40대 엘리트’ 피타, 총리 도전 좌절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 징병제 폐지 등 파격적인 공약으로 지난 5월 총선 대승을 이끌며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돼온 피타 림짜른랏(43) 전진당 대표가 여당인 군부가 장악한 의회에 가로막혀 낙마했다고 CNN 등 외신이 19일 보도했다. 이날 전진당 등 8개 야권 연합은 상·하원 합동회의의 총리 선출 2차 투표에 피타를 후보로 재지명했으나 투표 자체가 무산됐다. 지난 13일 피타가 과반 득표를 얻는 데 실패해 시행된 이날 2차 투표에 군부 진영이 “한 차례 거부된 안을 다시 제출할 수 없다”며 재지명 불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의회는 피타의 재지명 여부를 두고 표결을 했고, 결국 출석한 의원 715명 중 394명이 피타의 두 번째 지명에 반대하면서 투표가 무산됐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총리 투표 직전 피타에 대해 ‘의원 직무 정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피타의 미디어 기업 주식 보유가 선거법 위반이라며 헌재에 사건을 회부했고, 헌재는 이날 의원직 정직 요청을 받아들였다. 피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종 판결이 유죄로 나오면 피타의 의원직은 상실된다.
젊은 미국 하버드대 출신 엘리트인 피타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가 기득권인 군부에 가로막히자 태국의 민심은 들끓고 있다. 피타는 자신이 낙마한다면 야권 연합의 제2당인 프아타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앞서 밝혔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딸 패통탄 친나왓이 속해 있는 프아타이당 측이 전진당과 연대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후 반군부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태국 수도) 방콕이 불안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