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이 센데…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 실종 해병대원 부모 절규

오남석 기자 2023. 7. 19. 22: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일 경북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 인근에서 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A일병의 아버지는 "비가 많이 와서 물살이 센데 왜 구명조끼도 안 입혔느냐"며 절규했다.

A 일병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일 경북 예천군 호명면 해병대원 실종 지점에서 119 구조대가 보트 수색을 하는 가운데 동료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 왜 구명조끼를….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

19일 경북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 인근에서 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A일병의 아버지는 “비가 많이 와서 물살이 센데 왜 구명조끼도 안 입혔느냐”며 절규했다. A일병의 부친은 “구명조끼도 안 입히는 군대가 어딨느냐. 기본도 안 지키니까 (이런 일이 생긴 것 아니냐). 어제 저녁에 (아들과) 딱 2분 통화했다. 물 조심하라고. 아이고 나 못 살겄네”라며 가슴을 쳤다.

A일병의 어머니는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이런 일이 있어서 그렇게 해병대에 가고 싶어 해가지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갔는데. 어딨어요. 내 아들”이라며 주저앉았다. 이어 “외동아들이에요 외동, 혼자 있어요. (이제) 어떻게 살아”라며 오열했다.

19일 오후 경북 예천군 호명면 선몽대 인근 하천에서 수색 중에 실종된 해병대 장병을 찾기 위한 야간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초 신고자인 지역 주민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 없이 장화를 신고 일렬로 내성천에 몸을 담갔다. 또 다른 신고자 B씨는 “일부 대원은 허리 높이까지 물에 들어갔다”며 “내성천은 모래 강이라서 저렇게 들어가면 위험할 거 같아 걱정돼 계속 지켜봤는데 갑자기 한 간부가 뛰어와서 119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A 일병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예천 지역 모든 실종자 수색은 일시 중단됐다.

소방 당국 드론팀이 오전 10시 35분쯤 개포면 동송리 경진교 부근에서 신원 미상의 시신을 발견한 게 한때 A 일병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과 안동병원 등에 따르면, 이 시신은 지난 15일 용문면 제곡리 한천에서 대피 도중 유실된 도로에서 물에 휩쓸린 70대 실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남석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