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공흥지구 문서 조작 공무원,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에도 관여
기소된 3명 중 국장급 1명
최근 주민설명회 나와 발언
윤석열 대통령 처남의 연루 의혹이 불거진 ‘양평 공흥지구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양평군 공무원들이 시행자·시행기간이 변경된 사실을 숨기고 의견수렴을 건너뛴 채 상부 결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 중 한 명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에도 관여했다.
19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양평군 공무원 3명의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 공소장을 보면, 당초 양평군수는 공흥지구 사업의 시행기간을 2012년 11월부터 2년으로 결정하고 개발계획을 고시했다.
2014년 11월 시행기간이 만료됐지만 양평군 공무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2016년 6월 사업 시행사인 ESI&D가 시행자·시행기간·시행면적 변경을 신청하자 비로소 양평군 공무원들이 시행기간 만료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ESI&D는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설립한 업체로, 최씨 아들 김모씨가 대표이사직을 넘겨받았다.
검찰은 도시개발구역 지정·개발계획 수립·실시계획 인가 등 절차를 정상적으로 다시 거치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양평군 공무원들이 문서 조작을 공모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절차를 제대로 밟으면 준공을 앞둔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민원을 넣을 수 있는 점, 시행기간 만료 후 진행된 사업이 위법할 수 있다는 점도 해당 공무원들이 인식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양평군 공무원들은 ‘공흥지구 도시개발계획 및 실시계획인가 변경 결정 검토보고’라는 보고서에 변경의 핵심인 시행자, 시행기간은 빼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변경사항’ 항목에도 시행면적 변경만 포함시켰다. ‘검토의견’ 항목에는 “경미한 변경사항에 해당됨”, “주민·의회 의견청취 미대상이며 관계부서 등 협의를 득한 결과 특이한 사항이 없는 것으로 판단됨”이라고만 적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국토교통부와 양평군청이 논의해 2031년 개통 예정인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을 김 여사 일가의 부동산 보유지 부근으로 바꾼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공흥지구 건으로 기소된 3명 중 1명인 국장급 인사는 종점 변경 논의에 관여했고, 최근 주민설명회에 나와 종점 변경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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