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집결하나…칠성파 두목 이강환씨 사망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80·사진)가 숨지자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나섰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병으로 수개월간 치료를 받던 이씨는 이날 새벽 부산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빈소는 부산 남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조직폭력배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형사들을 동원해 대비하고 있다.
이씨는 1970년 초반 조직을 장악해 2010년까지 칠성파를 이끈 인물이다. 1980년 필로폰 제조 혐의로 5년을 복역했다. 출소 후 부산의 유흥업소 밀집지역을 거의 장악할 정도로 세력을 확장했으며 일부 조직원은 서울에 진출했다. 1988년 11월엔 칠성파 간부들을 데리고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야쿠자 조직의 재일동포 출신 두목과 의형제 결연식을 열기도 했다.
1990년대 초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범죄와의 전쟁’이 실시되자 서울로 도피했으나 1991년 4월 부산지검 강력부 조승식 검사가 이씨를 잡아들였다. 이씨는 1999년 출소했으나 이듬해 나이트클럽 지분 분쟁에 연루되어 협박·탈세 등의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가 2003년 출소했다. 이씨는 2011년 부산 해운대에 있는 호텔에서 부하 조직원 한모씨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부산의 한 호텔에서 팔순 잔치를 열었는데 당시 전·현직 조폭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경찰이 상황관리에 나섰다. 이씨는 2006년부터 뇌경색과 소아마비 후유증 등으로 상·하반신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해왔다.
영화 <친구>에서는 1993년 7월 신20세기파 세력 확장을 견제하던 칠성파 행동대장 정모씨(유오성) 등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행동대장 정모씨(장동건)를 흉기로 살해한 실제 사건을 다뤘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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