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에 물 관리 책임 돌리는 여권…속내는 ‘전 정부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물관리 업무를 제대로 하라”고 질타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환경부는 환경을 보호하는 업무 수준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관련 업무도 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명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물관리가 지난 정부 때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넘어갔다”며 “그렇게 되면 환경부에서 조직도 새로 정비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그런 취지의 얘기는 나왔다”고 말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는 물관리 일원화를 명목으로 국토부 소관이었던 물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한 바 있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도 물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어떤 이유에서인지 물관리를 국토부서 빼앗아 환경부로 이관하면서 수자원 관리의 비효율성과 비전문성이 노정돼왔다”며 “2020년 섬진강댐의 무리한 방류로 막대한 수해가 발생한 것도 환경부가 수량 관리보다 용수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란 점이 이미 지적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전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 사업의 총체적 허점이 드러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원점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설희·이두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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