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잠시 그친 지금, 골든타임인데…곳곳서 “일손 더 없나요”

김창효·강정의 기자 2023. 7. 1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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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충남 공주·청양 수해 현장 가보니
농민 “올해 농사 다 망해…그래도 도와주니 감사한 마음”
장병·봉사자들 구슬땀에도 손길 안 닿는 피해 지역 많아
토사 가득한 방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19일 주민 최병두씨가 토사가 흘러든 집 안을 치우고 있다. 예천 | 권도현 기자

“비가 잠시 그친 19~21일이 수해 복구의 ‘골든타임’입니다.”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수해 복구작업에 힘을 보태려는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육군 제35보병사단 장병들은 19일 전북 익산 망성면 일대 침수피해 현장을 찾아 팔을 걷어붙이고 연신 구슬땀을 흘렸다.

망성면 화산지구 일대는 성인 허리 높이까지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 수박과 상추 등 농작물이 썩고 있었다. 농기계에서 흘러나온 기름에다 오물까지 뒤섞여 악취도 진동했다. 장병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닐하우스 안팎에서 흡착포를 이용해 기름띠를 걷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제35보병사단에서 준비한 흡착포만 1만8000장에 이른다. 농민 신유례씨(69)는 “올해 농사는 다 망해버렸다”고 한숨을 쉬다가도 “그래도 이렇게들 도와주니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침수피해를 본 주택 중 물이 빠진 곳들의 내부를 정리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장병들은 아수라장이 된 전용자씨(81)의 집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장롱 등 성한 데가 하나도 없는 살림살이와 쓰레기 등을 밖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날 복구작업을 지휘한 김헌수 35사단 정보통신대대장은 “수해로 큰 상처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피해 복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 옥룡동 금강빌라 인근에서도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복구작업에 한창이었다. 이 일대는 지난 14일부터 629.5㎜ 폭우가 내려 아파트와 빌라가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물길에 휩쓸려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공주지역에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군인 605명, 자원봉사자 302명, 공무원 147명 등 1054명 인력과 굴착기·덤프트럭 등 장비 366대가 총동원됐다. 그러나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주말에 다시 장맛비가 시작돼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복구작업에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처지다.

김구태 공주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폭우로 100가구가 넘게 침수된 이 지역에만 200여명 자원봉사자가 동원돼 복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자원봉사자 인력 충원을 위해 포털사이트 ‘1365자원봉사포털’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도 했다.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일대도 복구작업에 일손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은 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재민들은 현재 청남초등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 등에서 파견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급식 및 세탁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정명순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 청양지구협회장은 “전국적으로 쏟아진 집중호우 영향으로 수해 범위가 넓어 자원봉사자 등 (복구작업에 동원할) 일손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창효 ·강정의 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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