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손으로…화물차 기사가 전한 ‘릴레이 구조’의 순간

이예린 2023. 7. 1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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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관계 기관들이 안전을 챙겨주지도, 보호해 주지도 않을 때 지하차도 안의 시민들은 거센 물살 속에 손을 뻗어 서로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포기하려는 사람들의 손을 꽉 잡고 '놓지 말라'고 외쳤다는 화물차 기사, 유병조 씨를 KBS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이예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3명을 구한 화물차 기사 유병조 씨는 인터뷰를 여러 차례 고사했습니다.

희생자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유병조/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생존자 : "그분들(희생자)한테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는데, 저한테 집중하니까. 저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목격한 747번 버스 기사의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유병조/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생존자 : "버스 안을 보니까 버스 기사님은 유리창을 깨고 계시더라고요. 탈출시키려고 사람들을."]

벌겋게 벗겨진 정영석 씨의 손을 잡은 순간도 정확하게 기억했습니다.

[유병조/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생존자 : "남자 분이 '구해주세요' 그래갖고 붙잡고. 그 남자분이 여자분 두 분 건져내고. 손을 많이 다치셨더라고요."]

유 씨는 거센 물살 속, 난간에 걸터앉아 서로를 위로하던 생존자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유병조/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생존자 : "아가씨가 버스에서 자기 혼자만 살았다고 울먹이더라고요. 근데 그 아가씨가 자기도 정신이 없을 텐데. 맨 마지막 남자분이 '형님이 있었는데 안 보인다' 그 남자분 계속 옆에서 토닥이면서."]

유 씨가 고사 끝에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였습니다.

[유병조/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생존자 : "동네 주민, 거기를 다니는 사람들. 그분들이 민원 신고를 하면 분명 누군가 나와갖고 한번 확인을 해봐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잘못이 있는 문제이고 누군가는 책임을 분명히 져야겠죠."]

평범했던 사람들이 의인이 돼 해야 할 일을 하던 순간..

행정 당국은 어디에 있었는지, 이제 그 물음에 답할 때입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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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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