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지고 붉은 발진...'이 병' 의심해야?

김주미 2023. 7. 1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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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사는 60대 남성 A씨는 4년 전 대학병원에서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을 진단받았다.

많은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들이 증상 발현 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여러 과를 전전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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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경기도에 사는 60대 남성 A씨는 4년 전 대학병원에서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을 진단받았다. 30대 때부터 목과 사타구니 부위에 작은 점처럼 만져지는 혹이 있었다는 그는, 최근 7~8개월 간 체중이 10kg나 빠지고 무기력해지는 등 증상을 보였다. 

A씨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 자신이 희귀질환자일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피부과부터 비뇨의학과, 혈액종양내과를 거쳤다. 다행히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Idiopathic Multicentric Castleman's disease·iMCD)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3주 간격으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받은 A씨는 질환이 나타나기 전 상태로 회복할 수 있었다.

다발성 캐슬만병(Multicentric Castleman‘s disease, MCD)은 두 개 이상의 림프절 부위에 비정상적인 림프 증식이 존재하는 진행성 질환으로, 전신적 염증반응을 나타낸다. 그중에서도 병의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iMCD)이 흔하게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피로, 발열, 체중 감소, 야간 발한증, 부종, 빈혈, 림프절 비대, 신부전, 간/비장 비대 등이 일관성 없이 나타난다. 그러나 질환으로 인한 임상적 증상인 만큼 감기 몸살을 비롯해 면역질환, 감염질환, 악성종양 등 다양한 질환과 오인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많은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들이 증상 발현 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여러 과를 전전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발성 캐슬만병은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 진단 환자의 35%가 5년 내 사망, 60%가 10년 내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중증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환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전신 염증 증상을 경험할 수 있고, 더 심각하게는 면역 과민반응의 일종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인한 위중한 상태에 이르러 신장, 폐 등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

미국 건강보험 데이터 분석 연구에 따르면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 진단군에서 비슷한 연령대의 비진단 대조군 대비 폐암(10배), 갑상선암(6배), 두경부암(6배), 대장암(3배) 발병이 증가하는 경향성이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세련 고려대학교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은 한번 진단받으면 평생 약물 치료를 통해 관리해 나가야 하는 질환이기만 하지만, 조기에 진단받아 약물 치료를 하면 질환이 있기 전과 같은 일상생활로 복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중뿐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희귀질환이지만, 진단 방랑을 겪는 숨은 환자들이 발굴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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