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9곳 산 아니었다’…‘산사태 취약지역’ 다시 써야

박진영 2023. 7. 1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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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모래와 흙더미가 쏟아져 내린 사고로만 19명이 숨졌고, 2명이 실종됐습니다.

왜 동시에 이렇게 토사 유출이 많았는지 취재해 보니 사고 난 곳 대부분이 산이 아니라 농경지라는 이유로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었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토사가 덮쳐 2명이 실종된 마을입니다.

사고가 난 곳은 산이 아니라, 경사가 가파른 사과나무 '과수원'이었습니다.

사과 나무 옆으로 사람 키 높이의 토사가 몽땅 쓸려 내려갔습니다.

이 마을에선 집 근처 밭에서 흘러든 흙더미에 깔려 2명이 숨졌습니다.

이번에 토사 유출로 인명피해가 난 경북 북부지역 10곳 가운데 지목이 '산'인 곳은 단 한 곳, 나머지는 논과 밭, 과수원 등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이었습니다.

산림청은 5년마다 산사태 우려 지역에 대한 기초조사를 진행합니다.

이를 토대로 자치단체가 현장조사를 거쳐 '산사태 취약 지역'을 지정하고 예방 시설을 갖춥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산'에만 해당됩니다.

[정철호/산림청 대변인 : "경작지나 도로 이런 부분은 가지고 있는 자료가 없어서 (산사태 취약지 지정)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OO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실은 그쪽(밭)으로는 조사도 안 하고, 관리도 안 하죠. 농경지 유실되고 이런 거는 (대상이 아닙니다.)"]

많은 인명피해가 날 만큼 위험하지만 농경지의 토사유출에 대한 관리는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단 얘깁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실제로 제일 산사태(토사유출)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 사람이 건드린 곳인데, 거기를 지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 발생하는 곳과 예측하는 곳이 틀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임야에 더해 인공적으로 개간된 경사면 모두에 대한 통합 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비슷한 사고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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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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