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히트 공약 ‘여가부 폐지’… 성난 이대남의 이번 총선 선택은? [미드나잇 이슈]
부처 폐지 ‘지지부진’에 등 돌리는 이대남들
여성 고위공무원 30% 의무화 나선 여가부
이대남들 총선 때 국민의힘에 다시 화답할까
‘여성가족부 폐지’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가부 폐지 문제는 여야 지도부 논의 과정에서 사실상 제외된 상태다. 지난해 10월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이 발표됐을 때와 비교하면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당초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가부의 청소년·가족·여성정책 및 여성의 권익증진에 관한 사무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여성 고용 지원 기능은 고용노동부로 이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국회는 여가부 폐지를 놓고 팽팽한 긴장을 이어갔다. 거대 야당 민주당은 오히려 여가부를 기능을 바꿔 확대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결국 지난 2월27일 정부조직개편안은 여야 이견이 극심한 여가부 폐지가 빠진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존재 자체가 역차별을 조장하는 것 아닙니까. 야당이 반대한다고 손 놓고 기다린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십대 남성으로 지난 대선 당시 윤 후보를 지지했다는 국민의힘 책임당원 강모씨는 이처럼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이었다”며 “그 중 여가부 폐지가 가장 매력적인 공약”이었다고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많은 이대남이 윤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에 대선 지지로 화답했지만 여가부는 여전히 여성 인권만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전날 여가부는 2027년까지 중앙부처 과장급 공무원의 비율을 30%까지 늘린다는 성별 대표성 제고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대남들은 폐지한다던 여가부가 여전히 여성 인권만 신경 쓰고 있다고 반발한다. 수치로 여성의 취업 및 승진에 이익을 주는 것은 사실상 ‘여성할당제’로 이대남들이 주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역차별 정책 중 하나였다.

여가부 한 관계자는 “여가부 폐지와 보건복지부와의 통합, 관련 기능의 이관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여가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국회에 계류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는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나왔다 슬그머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선례가 있다. 당선 직후 꾸려진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008년 1월16일 당시 18부 4처인 중앙 행정조직을 13부 2처로 축소 조정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그중 여성가족부도 통폐합 대상이었다.
이후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여성단체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각 정당은 여가부 통폐합이 포함된 정부조직개편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다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야당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고 여가부는 여성정책의 종합·조정,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 기능을 담당하는 여성부로 개편됐다. 이후 2010년 1월 아동 업무를 여성부로 이관하면서 명칭을 다시 여성가족부로 환원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결국 여가부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결정권이 국회에 있는 만큼 내년 총선이 여가부 폐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각종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다수당의 지위를 이어가야하는 야당은 여성들의 표를 의식해 여가부 폐지 논란을 공론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집권 3년 차로 접어드는 여당은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가부 폐지를 통한 남성표 결집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가부 폐지안이 정치권에서 다시 이슈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망감을 딛고 이대남 등 지지층들이 다시 여당에 화답할지는 의문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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