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번째 기소 위기... 특검, 2021년 의회 난입 사건 관련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기소돼 연방 법원과 주법원에서 재판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 번째로 피고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18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조 바이든 법무부의 정신 나간 검사인 잭 스미스가 1월 6일 사건(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과 관련한 연방 대배심의 수사 대상에 내가 올랐다는 표적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연방 대배심에 보고할 시간을 4일밖에 주지 않았는데, 이는 대부분 체포와 기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자신의 대선 결과 불복으로 촉발된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세 번째로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표적 서한’은 연방 검사가 범죄 혐의의 증거를 확보해, 곧 기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잠재적 피고인에게 통보하기 위해 발송된다.
앞서 작년 11월 임명된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가 퇴임 뒤 백악관에서 기밀 문서를 불법으로 유출한 혐의와 그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도록 선동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해왔다. 이 중 기밀 문서 유출에 대해서는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는데, 기소 3주 전에 특검에서 이번과 같은 표적 서한을 받았었다. 이와 함께 의회 난입 사태 선동 혐의에 대해서도 트럼프를 겨냥한 본격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에게 미국 정부를 기망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를 포함해 3가지 법령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합주 개표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해당 주 당국자들에게 압박을 가하거나, 선거 결과가 공식 인증되는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를 중단시키기 위해 지지자들을 선동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월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이 연방 대배심에 출석해 7시간 동안 증언했다. 펜스는 2021년 1월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의사당에서 대선 결과를 공식 인증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특검이 진행하는 두 건의 수사와 별개로 트럼프는 대선 당시 성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조로 돈을 건네고 회사장부에 허위 기재한 혐의로 4월 뉴욕 맨해튼 검찰에 기소됐다. 그러나 그가 피고인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사건은 조만간 네 건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찰은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조지아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하자 주 선거 관리 책임자였던 조지아주 총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표를 더 찾아내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수사를 무산시키기 위해 검찰이 자신을 기소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청원을 조지아주 대법원에 제기했으나 17일 기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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