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최종 핵병기' 과시…尹 "北 위협에 압도적으로 대응"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에서 42년 만에 한반도에 기항한 미국 탄도미사일원자력잠수함(SSBN)인 켄터키함에 승함해 한미 공조를 통한 대북 확장억제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가공할 핵전력을 갖춘 미국 SSBN 함상에서 '북한이 핵으로 도발한다면 정권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워싱턴 선언 내용을 거론하며 엄중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켄터키함에 승함해 보고를 받고 내부를 둘러보며 함정에 근무하는 장병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미국 핵잠수함이 외국 정상에 내부를 공개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첫 사례다. 미국이 최우방 동맹국인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 국가 정상에게도 허용하지 않았던 최강 수중 전략자산의 해치를 처음으로 윤 대통령에게 연 셈이다.
미국이 궁극의 핵억제력인 켄터키함을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날에 맞춰 부산에 보내고, 윤 대통령 부부가 곧바로 승함한 것은 한층 강화된 한미동맹과 대북 확장억제력을 상징하는 사례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켄터키함에서 지휘통제실, 미사일통제실, 미사일저장고 등 핵심 시설을 둘러보고, 함장으로부터 공격핵잠의 능력에 대해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핵전략자산을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면서 "이번 켄터키함의 전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켄터키함은 길이 170m, 폭 13m로 세계 최대 규모 SSBN 중 하나다. 사정거리가 1만2000㎞에 이르러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Ⅱ' 20여 기로 무장할 수 있다. 위력을 따지자면 켄터키함 한 척이 가진 핵억지력이 북한 전체의 핵무력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현재 미국은 켄터키함과 같은 오하이오급(수중 배수량 1만8750t) SSBN 14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켄터키함은 12번째로 건조된 비교적 새 함정이다.
윤 대통령과 동행한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은 "켄터키함은 미국의 핵전력 3각체계 중 아주 중요한 전략적 플랫폼"이라며 의미를 뒀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가장 생존성 높은 3각체계 자산 중 하나로 미국이 대한민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의 중요 구성 요소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 역시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핵협의그룹,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해작사로 자리를 옮겨 공동 근무하는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고 해군의 작전 대비태세에 대해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항모전투단과의 한미연합 해상훈련, 한·미·일 해상 미사일방어훈련, 한·미·일 대잠전 훈련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치하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의 잔해물들을 성공적으로 탐색, 인양하여 우리 군의 탁월한 작전 수행능력을 보여주었다"면서 장병들을 격려하는 한편,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을 직격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진정한 평화는 한미동맹의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으로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켄터키함과 해작사 방문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임종득 안보실 1·2차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 등 군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전날 NCG 회의에도 참석했던 카라 애버크롬비 NSC 국방군축정책조정관을 비롯해 러캐머라 사령관 등 미국 측 인사들도 동행했다.
[박인혜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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