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들어간 급류 속 도보수색…軍 ‘무리한 투입’에 20살 해병대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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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을 위해 투입된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 당국은 급류 속 모래로 된 하천 바닥 도보수색에 장병들을 투입하면서 구명조끼는 물론 기본적인 안전 장치조차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19일 오전 9시3분께 실종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20) 일병을 비롯해 도보수색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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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강바닥 모래여서 갑자기 깊어지는 구간 多…“인재” 비판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을 위해 투입된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 당국은 급류 속 모래로 된 하천 바닥 도보수색에 장병들을 투입하면서 구명조끼는 물론 기본적인 안전 장치조차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19일 오전 9시3분께 실종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20) 일병을 비롯해 도보수색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색에 투입된 장병들은 장화를 신고 강 중심부까지 도보수색을 벌였고, 사실상 안전장치는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명조끼 등이 제공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군 관계자는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으며, 소방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수색 활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전 보문교 일대 내성천에 투입된 장병들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인간띠'를 만들어 강바닥을 수색했다. 사고 당시 보문교 부근에는 A 일병을 비롯해 해병대원 39명이 있었다. 이들은 일렬로 9명씩 짝을 맞춰 장화를 신고 강 속으로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했다.
내성천 바닥이 모래로 이뤄져 있어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구간이 많은데 인간띠를 만들었던 장병들도 사고 시각을 전후해 해당 구간을 지나면서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A 일병과 함께 다른 장병 2명도 급류에 휩쓸릴 뻔 했지만 수영으로 가까스로 빠져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군 당국이 기본적인 강 바닥 특성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군 장병들을 수색에 투입했고 구명조끼 등 최소한의 안전 장치 조차 지급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주민들은 내성천은 모래 강이어서 순식간에 3m씩 아래로 빠지는 구간이 많아 강가 주변만 도보 수색을 벌였어야 하는데, 강 중심부까지 장병들에게 수색을 요구한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집중호우가 계속돼 강물이 불어난 상태에서 유속이 빠른 상태인 점도 전혀 감안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호우 속에도 해병대 1사단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풍양면 삼강교 일대에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투입했는데 빠른 유속 탓에 5분여 만에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보수색에 투입된 대원들은 휴대전화 없이 활동했으며, 지휘관에게는 휴대전화가 있었다고 해병대 측은 답했다. 다만, 사고 당시 한 간부가 주민에게 달려와 119 신고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최초 신고자라고 밝힌 한 주민은 "부사관으로 보이는 해병대 간부 한명이 다급하게 뛰어와 119 신고를 요청해 오전 9시11분께 신고했다"며 "119 구급대는 체감상 10분 안에 왔지만 이미 떠내려간 뒤"라고 말했다.
실종된 전우를 찾기 위해 현장에 다시 투입된 해병대원과 이를 지켜보는 장병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색 현장을 찾은 A 일병의 부모는 "물살이 세고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느냐"며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며 오열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해병대 병사 실종은 무리한 임무 투입으로 발생한 인재"라고 군 당국의 안이한 판단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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