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해바라기센터' 찾은 학대 피해자, 절반이 미성년자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성폭력과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피해자의 회복을 돕는 '해바라기 센터' 지난해 이곳을 찾은 피해자의 절반가량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엔 사이버 공간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서울해바라기센터 정명신 부소장과 함께 자세한 내용 짚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먼저, 해바라기센터가 어떤 곳인지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피해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365일 24시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자 지역 병원을 중심으로 설립한 피해자 통합지원센터입니다.
여성가족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그리고 의료기관이 협력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39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성폭력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인근 해바라기센터에 방문하셔서 상담과 의료지원, 수사법률지원, 심리치료 등 종합적인 지원을 무료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지난해 해바라기센터를 이용한 피해자의 절반이 미성년자라고 들었습니다.
연령과 피해 유형 면에서 어떤 분포를 보이고 있습니까?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지난해 해바라기센터에 접수된 피해자는 총 2만 4천909명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68명의 피해자가 센터를 찾은 셈입니다.
이 중에서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총 1만 2천311명으로 절반(49.4%) 정도였으며 그중에서도 13세 미만이 61.6%(7천594명)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모두 성폭력은 아니고, 해바라기센터에 피해자 진술을 목적으로 내방하는 학대 피해아동을 포함한 수입니다.
피해유형에서는 성폭력 피해가 전체의 69.0%(1만7천178명)로 가장 많았고 가정폭력 16.2%(4천36명), 성매매 0.6%(154명), 교제폭력 0.5%(131명), 스토킹 0.4%(111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해바라기센터가 2004년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요.
과거와 비교했을 때 피해자 나이나 피해 유형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아무래도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휴대폰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급증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디지털 세대인 아동청소년들의 피해가 늘면서 피해의 저연령화 추세도 보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불법 약물을 이용한 피해도 좀 보고가 되는 것 같고요.
그 밖에 교재, 폭력, 스토킹 피해에 대한 보고도 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피해 유형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거나우울감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고요?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네 그렇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어떤 성폭력에 대한 편견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생각을 좀 해 봅니다.
예를 들면 피해자의 옷차림을 탓하거나 또 피해 상황에서 조금 더 제대로 저항을 했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았겠느냐 라는 등의 이런 어떤 것들이 사실 성폭력의 본질을 짚기보다는 피해자를 뭔가 탓하는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사실 쉽지 않은 거죠.
이처럼 사회의 안전 문제가 개인의 행동 문제로 이렇게 축소되고 왜곡됨에 따라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피해자들이 어 자신의 행동을 탓하기가 쉽고요.
외부에 이렇게 도움을 요청해서 도움을 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두 아시다시피 성폭력은 힘의 차이를 이용하여 발생한 폭력이고 범죄일 뿐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므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셔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혹시라도 이 피해를 겪었다면 이 해바라기센터에서는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까?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사실 이후에는 피해는 성범죄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 경찰 신고가 가장 빠른 대응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피해를 당하면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목격자도 없고 또 아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우선 전문가와 상의해 볼 수 있도록 저희 같은 해바라기센터나 또는 성폭력 상담소 등에 문의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피해로 인한 신체 손상이 있다거나 또는 몸에 남을 수 있는 증거들을 고려한다면 빠르게 해바라기센터에 연락하셔서 안내 받으시고 진료 받으시는 것이 권장됩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해바라기센터에 의뢰하면 피해자에게 어떤 지원을 해주는지 궁금한데요?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해바라기센터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365일 24시간 운영하면서 피해자에게 당장 필요한 긴급한 지원을 하고요.
또 후속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피해자의 치유를 돕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센터에 처음 오시게 되면 초기 상담을 통해서 피해자의 상태와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어떤 지원들을 진행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오늘 새벽에 발생한 사건처럼 피해 직후에 센터를 오시게 되면 그 상황은 위기 상황이므로 응급 진료 또 법의학적인 증거 채취 그리고 수사적인 지원 그리고 위기 상담을 통해서 피해자를 좀 안정시키고 필요한 즉각적인 대응을 하고요.
또 이후 경과를 보면서 정신과 진료, 심리치료, 가족상담, 법적 지원, 사회적 지원 등 피해자 맞춤형의 지원을 함으로써 피해자와 가족이 함께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 외에도 문화 활동이나 자조 집단 또 가족 캠프와 같은 사후 관리 프로그램이 있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만일 미성년자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면 보호자가 주의할 것이 있을까요?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사실 보호자도 자녀의 피해를 알게 되면 놀라고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속상한 마음을 좀 격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요.
사실 피해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피해 당사자입니다.
따라서 조금 자칫 피해를 겪은 그 자녀를 탓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는 어떤 말이나 행동을 좀 삼가해 주시는 것이 좋고요.
또 급한 마음에 그만 잊어라 라고 강요하실 수 있는데 강요하는 것 좋지 않고요.
그다음에 과도한 침묵으로 대응하는 것 또 혹은 피해 상황에 대해서 자꾸 캐묻는 것 모두 피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해 사건에 대해서 조금 더 적극적인 대응을 부모님들이 도와주시고요.
오히려 가정 안에서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자녀가 피해를 말하고 싶어 할 때 그 마음을 좀 공감하고 경청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를 숨기지 않고 말을 해낸 또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한 자녀의 용기를 인정하고 칭찬해 주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해바라기센터가,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과 도움이 필요할까요?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를 실행하는 것은 다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병원이 해바라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예산 지원이 정말 필요합니다.
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해바라기센터에도 당연히 영향이 있는데요, 이는 사회 전체 필수의료인력 부족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므로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서현아 앵커
앞으로도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명신 부소장 / 서울해바라기센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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