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다음 날 '모래 덮기' 급급…다가가자 "사진 찍지 말라"
참사의 1차 원인, 제방이 왜 무너졌는지 그 책임을 따져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의 제방과 관련해, JTBC에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어쩌면 책임을 지게 될 담당기관이, 참사 바로 다음 날부터 모래로 덮는 모습입니다. 따지고 보면 참사의 원인을 덮어버리는 일일 수 있는데, 강이 또 넘칠까봐 대비하는 거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 내용은 신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 다음날, 무너진 둑이 걱정된 인근 주민은 현장을 찾았습니다.
중장비가 무너진 임시 둑 일대를 모래로 덮고 있었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주민 : 이걸로 되겠어? 참 나. 진짜.]
인부들은 촬영을 막았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주민 : 덩치 큰 아저씨가 오더니 저한테 막 화내면서 '사진 찍지 마세요' 라는 거예요.]
관할 기관에 물막이를 제대로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했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주민 (지난 16일) : 모래를 쌓아서 터졌는데 또 모래를 쌓고 있네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 (지난 16일) : 돌하고 섞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고 두시간 전, 같은 곳에서 촬영한 영상입니다.
강물은 이미 둑 바로 밑까지 들어찼습니다.
이 때도 인부들은 모래를 자루에 넣고 있었고 둑 위는 흙과 천을 덮었습니다.
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애초에 홍수를 막기에는 부실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이건 사전에 해놔야 해요. 적어도 일주일 전에. 비가 오는 동안에는 이런 작업을 해서는 안 돼요.]
시공사의 계획서는 모래주머니를 하단에만 쌓도록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참사의 근본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안일하게 한 거예요. 톤백(모래주머니)을 밑바닥부터 여유고까지 다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그러면 비닐 덮을 필요도 없어요.]
사고 지점, 물살은 유독 빠르고 거셉니다.
오랜 공사로 다리 밑에 철골 등 장애물이 많기 때문입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강물이) 가설물을 돌아가기 위해 와류가 발생합니다. 회오리치는 것. 이 와류가 빙빙 돌면 옆에 있는 제방을 싹 갉아 먹는 세굴 현상이 강화된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책임소재를 가려야 하는데 다시 모래로 덮였습니다.
어떤 재료로, 얼마나 단단하게 쌓여 있었는지 원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자료제공 :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화면제공 : 플라잉 픽셀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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