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수소… 포항, 미래형 친환경 도시로 전환 나선다 [지방기획]
상반기 이차전지 5조5000억 투자 유치
배터리 핵심 ‘양극재’ 생산 세계 1위
역량 등 내세워 ‘특화단지’ 지정 추진
바이오헬스 육성·수소도시 조성도 박차
‘철길숲’ 등 도시숲 4곳 탄소 중립에 기여
하천 복원·숲길 연결 등 ‘친환경’ 탈바꿈
“지속 가능한 미래 10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1주년을 맞은 경북 포항시가 대내외적으로 받고 있는 평가다. 포항시는 이강덕 포항시장 취임 이후 ‘창의·융합·혁신, 세계로 도약하는 포항’을 슬로건으로, 포항만의 강점과 정체성을 활용하고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얻은 성과로는 ‘미래 신산업 확장’과 ‘친환경 도시 전환’, ‘해양관광 육성’ 등이 있다.
포항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이차전지가 장착되는 ‘전기차’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견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나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우수 특구에 선정됐다.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를 건립하고, 관련 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이차전지 산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해 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5조5000억원의 기업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와 해양바이오메디컬 실증연구센터 등 미래 성장이 유망한 바이오 분야 국책 사업도 다수 유치했다. 포항시의 숙원 사업인 ‘연구중심의대+스마트병원’ 설립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은 혁신적인 바이오산업 발전을 이끌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이 병원의 직전 단계인 포스텍 의과학대학원은 올해 개원한다.
친환경 산업인 ‘그린웨이 프로젝트’도 호평이다. 바다와 산림, 도심이 조화를 이룬 포항의 특성을 살린 것으로, 회색산업도시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녹색 도시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도시숲과 해안둘레길, 치유숲 등을 늘려 자동차 중심인 도시 구조를 사람 중심, 보행 친화 도시로 바꾸는 정책이다.
대표 사업인 ‘철길숲’은 폐철도 부지를 활용한 선형 공원이다. 공원 크기는 총 9.3㎞. 연 인원 1000만명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애용하며 도시 쾌적성 증진 및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다. 철길숲은 국내외의 권위 있는 녹색평가에서 10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포항은 도시숲 4곳이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에 승인돼 탄소 중립을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포항은 ‘맨발 걷기 성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도시숲과 수변공간, 백사장 등 맨발로 걷기 좋은 공간에 마사토와 세족 시설 등을 설치하면서다. 포항시가 선정한 ‘맨발로(路) 30선’엔 시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는 도심 생태하천 복원을 완료하고, 도로 등으로 단절된 숲길을 연결하는 등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대전환을 이어갈 예정이다.
포항은 해양문화관광에서도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 215㎞에 이르는 해안선 등 포항만의 해양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드라마 덕도 봤다. 포항의 해안을 배경으로 한 ‘갯마을 차차차’ 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 관광객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이스워크, 이가리 닻 전망대, 해상스카이워크 등 새롭게 조성된 이색적인 관광 인프라는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났다.
전국 3대 서핑 스폿인 ‘용한 해변’에는 지난해 서핑객 편의 시설 용한서퍼비치를 설치해 서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최근 국제 크루즈선의 시범 운항도 성공적으로 재개했다. 시는 국제전시컨벤션센터,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등의 사업도 추진, 글로벌 해양문화관광도시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민생경제와 문화, 교통, 복지와 안전도 놓치지 않았다. 다양한 숙원 사업도 해결했다. △지역화폐 포항사랑상품권 전국 최대 규모 1조8090억원 누적 발행(올해 3252억) △영일만대교 정부 예산안 50억원 편성 △포항∼수서 SRT 운행 확정 △철강산단 스마트 그린도시 미세먼지 저감 클린로드 준공 △통합보훈회관·꿈트리센터 개관 △경북과학고 이전 개교 등이다. 일자리 확충과 소상공인 집중 지원을 통한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 제공, 광역 교통망 구축과 편리한 생활 기반 조성 등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
이런 덕분에 포항시는 지난해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배터리부문 대상 등 54개 기관 표창을 수상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매니페스토 공약 이행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이 가진 정체성과 장점을 활용해 도시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초일류 미래산업 도시’로서 도약을 완성해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정부의 국정 철학인 새로운 지방시대를 여는 데 포항이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 미래형 의사과학자 양성해야”
그는 “바이오산업은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조달러(약 2400조원)에 달한다.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가진,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미래 산업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산업의 중심인 포항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을 택한 이유는 이렇다. 포항은 이미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의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국내 유일의 3·4세대 방사광가속기, 세계 최고 수준의 포스텍, 바이오 원천기술 전문 연구기관인 생명공학연구센터(PBC) 등 연구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는 것이 이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인프라를 토대로 바이오 헬스케어, 신약 산업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 ‘화룡점정’, 핵심 허브가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의사 면허에 공학적 역할을 더한 이들은 백신 연구와 신약 개발, 벤처기업 창업 등을 주도해 바이오 혁신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수년 전부터 포스텍과 긴밀하게 협력해 ‘공학 기반 연구중심의대+스마트 병원’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 선정됐고, 보건복지부·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설립 필요성을 설득했다.
올해 2월에는 연구중심의대 설립 초석이 될 포스텍 의과학대학원을 개원했다. 5월엔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시장은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의 공감대를 더 이끌어 내고, 긴밀한 협력 체계도 굳건히 하려 한다”며 “의사과학자 정원 확보와 의대 설립이라는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중심의대 설립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과의 의료 격차 해소, 지방 도시가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기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기도 하다”며 “혁신적인 K바이오 메디컬시티 포항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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